신한·NH농협은행, 네이버파이낸셜과 맞손 의미는 네이버페이 비금융 데이터로 신용평가 고도화…금융업 직접진출에는 신중 모드
김보겸 기자공개 2025-03-19 12:34:5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국내 1위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용평가모델을 대출 심사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도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이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1금융권 은행이 직접 나선 건 처음이다. 단순한 협업을 넘어 금융권과 빅테크 간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모습이다.이번 협업으로 신용평가방식이 다각화할 전망이다. 기존 은행권의 신용평가는 금융거래 이력, 소득증빙 등의 전통적 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모델은 네이버페이 결제내역, 쇼핑 패턴, 정기구독 서비스 이용 여부 등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신용평가로는 대출이 어려웠던 씬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게 된다.
1금융권으로의 협업을 확장하면서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업 직접진출 가능성도 주목된다. 은행, 보험, 증권에 직접 뛰어든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기존 금융회사와 손잡고 제휴를 통해 직접 진출의 리스크를 최대한 우회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다만 직접 금융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안신용평가 모델인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가계대출상품이 출시되게 되면 1금융권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기존에도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전북은행 등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사업자대출에 활용해온 바 있다. 하지만 개인신용대출 심사에서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한 것은 SBI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 국한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용평가모델은 기존 신용평가사(CB) 데이터뿐만 아니라 플랫폼 내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핸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 방식이다. 이번 신한은행 및 NH농협은행과의 협업은 1금융권에서도 해당 모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이력 부족한 고객군, 새로운 대출 시장으로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은 주로 대출 및 신용카드 이용 이력, 소득 증빙 자료 등 전통적인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이에 반해 네이버파이낸셜의 모델은 네이버페이 결제 이력, 쇼핑 패턴, 정기구독 서비스 이용 여부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이 모델을 도입한 것은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충분한 정보가 부족했던 고객군에 대한 신용평가를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의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고도화하면 기존 금융권에서 신용정보 부족으로 평가가 어려웠던 고객층의 신용도를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신용평가 방식에서 금융이력이 없어 '대출 부적격’으로 분류되던 사회초년생 등이 네이버페이 거래 데이터를 통해 ‘대출 가능’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은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을 확보해 대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보다 정교한 심사가 가능해진다.
기존 금융권에서 신용평가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을 흡수하면서도 정교한 신용등급 산출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신용평가란 결국 통계치 확보가 핵심인 만큼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존 CB모델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고객군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발생한 신용거래를 토대로 신용평가를 고도화할 수 있다"며 "대출을 무조건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신용등급을 가진 고객들에 합리적인 금리와 한도를 제공해 신용평가의 변별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업 직접진출 가능성에는 '신중'
네이버파이낸셜은 기존 금융회사와 협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융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이번 신한·NH농협은행과의 협업 역시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카카오처럼 직접 은행, 보험, 증권업에 뛰어드는 대신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금융업은 인허가 심사를 통과해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등 규제 부담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고객 돈을 다루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거쳐야 한다.
네이버가 직접 금융업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업 진출 방식은 플랫폼 역할에 집중돼 있으다. 직접 여·수신업에 뛰어드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금융업은 높은 규제부담이 따르는 만큼 네이버파이낸셜이 당장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은행과 협력하는 모델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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