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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알뜰폰 생존경쟁]인스코비, 악화된 현금 창출력…5G 경쟁력 약화⑤1999~2018년까지 영업적자, 탈출구 삼은 MVNO 사업 '신통찮네'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20 13:13:57

[편집자주]

국민 6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쓴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망 도매대가 산정 방식 변경 덕에 더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게 된 요즘이다. 다만 사업자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의 '맏형'이었던 세종텔레콤은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 시그널이다. 꾸준히 늘던 알뜰폰 이용자 수가 3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출구 전략과 성장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스코비의 근본 사업은 '시계 제조'였다. 핸드폰이 손목 시계의 자리를 대신하던 1990년대 말에도 근본 사업을 강화하는 과감한 전략을 택했다. 시대 흐름을 읽지 못했던 선택이 20년 연속 영업적자를 불렀다.

인스코비는 이러한 적자 고리를 끊기 위해 선택한 게 알뜰폰 사업이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스페이스네트'를 흡수합병하며 MVNO 사업에 발을 담갔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타면서 작년 말 독립계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플레이어로 올라섰다.

인스코비는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 최근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도 내놨다. 다만 새 상품은 8개월 후 자동으로 요금이 오르는 상품이다. 핵심 사업 기반의 현금 창출력이 나빠지면서 저수익 상품 경쟁 부담도 컸던 모양새다.

◇55년 역사, 알뜰폰으로 '전환점' 마련

인스코비는 1970년 '삼립양행'의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시계 부품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삼았다. 시계 강국이라 여겨지는 스위스에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1999년 '대우자동차판매(현 자일자동차)'가 갖고 있던 시계사업부문을 인수하며 기존 사업을 강화했다. 이를 계기로 해외 중심으로 발생했던 수익이 국내외로 분산됐다. 1998년 20억원이던 매출은 1999년 101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사업 확대는 최악의 전략이 됐다. 2G로 대표되는 핸드폰이 보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손목시계가 설 자리를 잃자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인스코비는 1998년까지 1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었는데 시계사업부문을 인수한 이후 적자전환했다.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기까지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적자 고리를 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20년 사이에 간판만 세 번 바꾸고 2015년 7월 지금의 사명으로 정했다. 음료, 자동차 매매업, 엔터테인먼트 등 이종사업에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시작한 게 알뜰폰 사업이었다.

2015년 5월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는 스페이스네트를 31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해 8월 흡수합병했다. 스페이스네트와 함께 알뜰폰 사업을 했던 스페이스네트의 자회사 '프리텔레콤'은 존속해 인스코비의 자회사가 됐다.

◇1만원대 5G 요금제 경쟁 참여, 자동 요금 인상은 '단점'

인스코비가 스페이스네트를 인수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알뜰폰 시장 내의 영향력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2014년 3분기 말 기준 스페이스네트와 프리텔레콤 가입자 수는 38만1332명이었다. 이는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전체 알뜰폰 시장 내에서는 4위였다.


'선점 효과'가 영향력의 배경이다. 프리텔레콤은 2010년 KT 음성과 무선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알뜰폰 사업자로 지정됐다. 상품 설계 등 준비 기간을 거쳐 2011년 7월 알뜰폰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 망은 스페이스네트가 2011년 9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인스코비가 스페이스네트를 합병한 이후에도 각자 맡은 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스코비·프리텔레콤의 합산 가입자 수는 유니컴즈 이용자 수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니컴즈의 가입자 수는 48만8310명이다. 인스코비와 프리텔레콤의 총 가입자는 56만3943명으로 독립계 사업자 중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 통신 서비스의 가성비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맞물렸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1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대열에 참여하기도 했다. 큰사람커넥트, 스마텔에 이어 독립계 사업자 중 세 번째로 내놨다. SKT 망 서비스를 담당하는 프리텔레콤이 25~30GB의 5G 요금제를 제공한다.

인스코비가 1만원대 상품 출시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다른 독립계 사업자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달 11일 과기정통부 핵심 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1만원대 5G 20GB 요금제 평균 가입자 수 증가 추세는 인기있는 일반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빠르다는 것을 업체로부터 확인했다"며 "KT와 LG유플러스 망 사업자도 준비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인스코비·프리텔레콤이 선보인 5G 요금제는 가입 후 8개월이 지나면 2만원을 추가로 청구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큰사람커넥트, 스마텔의 5G 요금제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인스코비의 적자 전환이 자동 요금 인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일에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인스코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98억원) 대비 0.72%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마이너스(-) 3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56억원으로 악화됐다. 전년만 해도 30억원대 순현금 유입이 이뤄졌었지만 한 해 만에 상황이 나빠졌다. 저가 요금제 가입자 모집이 오히려 현금 유출만 발생시키는 구조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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