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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네이버 복귀' 이해진, 빅테크 협업·AI 투자 속도낸다온서비스AI 강조, 내일 브리핑 서비스 출시…이사회 구성은 아쉬워

성남(경기)=유나겸 기자공개 2025-03-27 09:02:36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3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투자책임자(GIO)직을 완전히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젊은 경영진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할 것이다. 또한 빅테크와도 협업할 수 있으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는 26일 성남 분당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개최된 제26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사내이사 이해진 선임, 최수연 대표 재선임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이해진 창업자의 이사회 복귀였다. 대부분 안건은 주주들의 별다른 질의 없이 통과됐지만 이해진 창업자 선임과 관련해선 세 명의 주주가 약 10분간 질의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창업자는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 규제 기조에 따라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았다. 이후에는 국내 경영에서 손을 떼고 글로벌 투자를 맡는 GIO로 활동해왔다. 이번 복귀로 그는 GIO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네이버의 AI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창업자가 다시 이사회 '키'를 잡음으로써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기술 전환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그간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소버린 AI'를 강조해왔다. 빅테크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으로 AI를 개발·운영하겠다는 방향이다. 최근에는 AI 기반 커머스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는 등 AI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업계에서도 네이버의 AI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넘긴 데는 검색과 커머스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두 부문이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한다.

이 창업자는 네이버 복귀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언제나처럼 이용자와 기술을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시도하고 도전하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날 주총에서는 AI 사업 관련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근 발표한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그 사례다. 최 대표는 "엔비디아는 시작일 뿐"이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며 시기가 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의 만남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올해 '온서비스 AI'에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최근 출시한 커머스앱에 AI 추천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내일 출시되는 AI 브리핑 등을 통해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네이버의 이사회 구성에는 아쉬움도 나온다. 현 이사회 7인 중 AI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사내이사 2인(이해진·최수연), 기타비상무이사 1인(변대규), 사외이사 4인(노혁준·김이배·이사무엘·변재상)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IT·벤처 업계 경험이 있는 인물은 변 이사뿐이다.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모두 금융, 회계, 법률 분야 전문가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AI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를 잘 조언해줄 수 있는 그룹을 어떻게 강화할지 경영진이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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