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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thebell 경영전략 Forum]"미·중 패권경쟁, 금값이 충돌 핵심 변수"김일구 한화생명 AI연구소장 "금리·환율·금값 새로운 '3고'"

정명섭 기자공개 2025-03-21 07:10:4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와 고환율에 더해 금값이 치솟는 새로운 '3고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달러 가치는 금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지만 중국이 미 달러화 패권에 맞서기 위해 금을 대거 매입하면서 이같은 관계가 깨졌다.

김일구 한화생명 AI연구소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1980년대 3고는 OPEC(석유수출기구)이 국제유가를 높게 유지한 데 따른 것이지만 현재의 3고는 중국이 금값을 높게 유지해서 비롯한 것"이라며 "고금리와 고환율, 국제적인 고골드라는 새로운 양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강달러 상황에서 금값이 오르는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금 가격은 실질금리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금리가 오르면 금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식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던 2022년에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화도 금값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김일구 한화생명 AI연구소장이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2025년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이 그해 말부터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금리·환율과 금 가격의 고전적인 상관관계가 끊어졌다. 작년에는 중국 내 금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값이 상승했다. 중국의 저금리 기조, 위안화 약세로 현지에서 금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중국의 금 매입은 미국의 기축통화 패권, 고금리 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를 국제화하려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일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에 중동 지역 국가의 석유와 가스 수입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서 "달러의 대안을 찾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브릭스에는 중국과 러시아 외에 브라질, 인도, 이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9개국이 가입했다.

김 소장은 "미국을 공략할 약점은 달러화 패권"이라며 "금은 이제 양국의 패권 충돌의 핵심 변수이자 강력한 카드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은 1980년대 소련과 헤게모니 전쟁을 벌일 때 고금리와 강달러 중심의 금융정책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자금을 미국으로 유입시켜 미국과 동맹국 외 국가의 불황을 유발하는 전략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보편관세 10% 내외·대중국관세 60%)이 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도 미국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김 소장은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물가 충격이 발생하는데, 미국 경제가 하드랜딩(경착륙)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돌아설 수 있는 문제라 미국은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까진 소프트랜딩(연착륙)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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