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해외사업 점검]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미얀마·파키스탄 부각③수익성 높은 미얀마·성장 잠재력 지닌 파키스칸, 포스트 PCPPI 양축
윤종학 기자공개 2025-04-07 07:36:32
[편집자주]
국내 시장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롯데칠성음료가 해외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약 1조원의 매출이 추가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낮은 수익성과 신규 시장 공략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부각됐다. 더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라는 새로운 전장에 진입한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 현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해외사업의 전략 축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법인 중심의 외형성장이 진행되며 보다 다양한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미얀마와 파키스탄을 새로운 축으로 삼는 재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향후 수익성 중심의 미얀마와 외형 확장 기반의 파키스탄은 각기 다른 전략적 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두 곳 모두 현지 합작 모델을 기반으로 지분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해가는 방식도 주목된다.
◇해외 매출 다변화 필요성, 미얀마·파키스탄에 쏠린 눈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부터 필리핀 법인인 PCPPI(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의 실적을 온전히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매출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대한민국 65.28%, 필리핀 25.58%, 파키스탄 3.57%, 미얀마 1.71%, 일본 1.17%, 미국 1.04%, 러시아 1.07%, 중국 0.59% 등으로 추산된다.

롯데칠성음료가 해외매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 매출 증가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다만 단일 국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유독 높은 것은 외부 변수에 취약한 매출구조로도 해석된다. 실제 국내 매출을 제외한 해외국가별 매출만 보면 필리핀 매출이 전체의 73%를 넘어선 수준이다. 필리핀 시장에 집중된 매출을 분산시켜 줄 해외시장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미얀마와 파키스탄이다. 아직 규모면에서는 적지만 미얀마는 높은 영업이익률, 파키스탄은 고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는 지역이다. 특히 필리핀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두 곳에만 현지에서 판매뿐 아니라 제조까지 가능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일찌감치 두 곳을 포스트 필리핀으로 점찍어뒀음을 짐작케한다.
롯데칠성음료의 미얀마 법인은 'LOTTE MGS Beverage'다. LOTTE MGS Beverage의 매출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366억원에서 2023년 630억원, 2024년 68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통관 지연 이슈로 연 200억원의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현지 에이전시 확보 및 CAPA(캐파) 확대로 매출 2배 성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미얀마 법인은 매출보다 수익성 측면이 더 주목받고 있다. LOTTE MGS Beverage는 지난해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4% 급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7.1%를 기록해 전년 대비 5.6%포인트 개선됐다. 고정비 부담이 낮고 현지 생산 기반과 유통망이 안정화되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파키스탄 법인은 'Lotte Akhtar Beverages'다. 필리핀을 제외하면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지역이다. 2023년 118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4년 1436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19억원에서 149억원으로 25.3% 불어났다. 인구 2억4000만명 규모의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얀마와 파키스탄만 타겟하기보다는 다양한 국가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다만 두 곳 모두 인구증가로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젊은 소비층이 많아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합작방식 진출, 향후 지분확보 구조도 눈길
미얀마 법인인 'LOTTE MGS Beverage'와 파키스탄 법인인 'Lotte Akhtar Beverages'은 합작방식으로 설립됐다. LOTTE MGS Beverage는 2014년 설립된 현지 법인으로 롯데칠성음료가 77.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잔여지분 22.21%는 현지 파트너사인 'MGS BEVERAGE'가 소유하고 있다.
Lotte Akhtar Beverages는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 파키스탄 현지 병입업체인 Riaz Bottlers를 인수해 출범시킨 법인이다. 라호르와 카수르 지역에 대한 PepsiCo 음료의 독점 제조·판매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펩시, 세븐업, 마운틴듀, 아쿠아피나 등 글로벌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52%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칠성음료는 단순히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법인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둬 눈길을 끈다. 파키스탄과 미얀마 법인의 경우 현지 파트너와의 장기적 협력과 지분 설계 유연성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법인은 기존 소유주(AG)가 계약 조건 위반 시 지분을 공정가치의 80%에 롯데칠성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고, 반대로 롯데칠성이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AG가 보유 지분을 공정가치의 120%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여기에 동반매도참여권(tag-along right)과 공동매각요청권(drag-along right)도 함께 설정돼 있어 제3자와의 거래 시 일방적인 지분 이동이 불가능한 구조다.
미얀마 법인(LOTTE MGS Beverage) 역시 현지 파트너사 MGS Beverage가 보유한 지분 5%에 대한 콜옵션을 갖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5년이 경과하면 공정가치 기준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역 진출 과정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유연하게 지분구조를 정비해 가는 계약 방식"이라며 "3자 지분 매각을 막아 안정성을 키우고 향후 콜옵션 등으로 지분 확대 가능성도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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