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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빌리언폴드, '마켓뉴트럴' 진검승부…해외펀딩 총력⑦수요 늘어난 변동성 관리…CS 출신 이기성 대표 합류 후 영업 강화

구혜린 기자공개 2025-04-08 11:00:16

[편집자주]

전종목 공매도가 5년 만에 재개되면서 주식 롱숏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지수 선물 매도로 숏을 대체하던 때와는 달리 적극적인 숏 표지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리테일에서도 롱숏 펀드 수요가 늘어나 새 펀드를 준비 중인 곳들이 많다. 더벨이 롱숏 전략 펀드를 운용 중인 국내 주요 하우스들의 롱숏펀드 현황과 공매도 재개 후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16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마켓 뉴트럴(Market Neutral)' 헤지펀드를 콘셉트로 본격적인 해외 기관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켓 뉴트럴이란 넓게는 시장 부침에 구애받지 않고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헤지펀드의 모토, 좁게는 롱과 숏의 변동성을 동일하게 가져가서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자체 시스템을 기반으로 변동성을 8% 이하로 유지하고 매일 0.1%의 수익을 모아 연간 누적 15%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하우스다. 공매도 재개에 따라 롱숏 플레이어의 매매에 건강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글로벌 자금을 확보하기에 적합한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CS 출신 이기성 전략대표가 비즈니스 총 책임자로 새롭게 합류하기도 했다.

◇멀티 플레이어에 최적화된 변동성 시스템 구현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현재 7개 롱숏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17년 설정한 'Billion Beat-EH'부터 지난해 1월 론칭한 'Billion Beat-LV'까지 'Billion Beat' 시리즈를 운용 중이다. 모든 펀드는 혼합자산형으로 신고돼 있으나, 비상장주가 총 0.3% 담긴 것 외에 99% 이상이 주식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사실상 순수 에쿼티 롱숏펀드라고 볼 수 있다.

매니저별로 각기 다른 세부 롱숏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동일한 멀티매니저 시스템을 채택한 하우스다. 가장 많은 북을 맡아 운용하고 있는 엄찬식 자산운용본부장만 놓고 보면 수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적을 추정해 종목을 발굴하고 롱숏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성해 매매하는 것을 주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긴 전망이 아닌 단기간의 데이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기 다른 전략에 맞춰 펀드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우선하는 것은 첫째도 변동성, 둘째도 변동성이다. 2021년 'Billionfold Book Allocation System(BBAS)'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하우스는 지난 4년간 5~8% 수준의 연 변동성 수준을 기록했다. BBAS란 펀드 변동성에 따라 매니저들에 배정하는 북 사이즈를 조정하고 매니저 본인이 설정한 수익률-변동성 밴드 기준에 따라 로스컷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공매도 재개에 따라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변동성 관리, 수익률 제고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연환산 15% 수준의 수익률을 타깃으로 잡고 있다. 엄찬식 본부장은 "공매도가 시장에 있어서 좋은 점은 주가와 펀더멘탈을 수렴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라며 "실제 차트를 그려보면 공매도 금지 후 코스피200과 추정 EPS(주당순이익) 곡선의 괴리가 굉장히 커졌는데 수렴 작용이 깨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에도 롱숏 포지션에 비중에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그로스 익스포저는 상시 70~80%, 넷 익스포저는 10~2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롱 포지션 비중이 50%, 숏 포지션 비중이 30% 수준이다.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벤치마크 대비 변동성을 20% 이내로 관리해 고난도 펀드로 분류되지 않아 운용에 큰 제약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주요 포트의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엄찬식 본부장은 "데이터를 오랜기간 보며 느낀 것 중 하나가 계속 좋은 데이터가 쌓이면 결국에 어느 날 주가가 반응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반도체 레거시는 데이터 상에서 개선이 보이기 때문에 그런 쪽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식료 같은 경우도 K-컬처 붐에 따라 해외사업 잘 되나, 자극적인 섹터가 아니다보니 소외됐었기에 볼 필요가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인바운도 섹터에도 기회가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SMA 운용 수요 공략…"연말 AUM 1조 목표"

펀딩 기조에 있어서 내부 변화가 감지된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올해 초 이기성 신임 전략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모회사인 더스퀘어홀딩스 대표로 영입됐다가 자산운용 자회사에 합류한 인물이다. 씨티증권 및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헤지펀드 세일즈를 한 그는 글로벌 헤지펀드 생태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과거 안형진 대표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본부장으로 있을 때 그를 전담마크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올해부터 안 대표가 주식운용을 총괄하고 이 신임 대표는 COO, CSO 역할을 겸하며 비즈니스를 총괄한다.

이 대표의 첫 미션은 연말까지 운용자산(AUM)을 1조원 수준으로 키우는 것이다. 현재 신탁자산 규모(2500여억원) 대비 4배 늘어나야 넘을 수 있는 허들이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AUM이 4500억원 수준이었다.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상당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깨지지 않는 변동성을 무기로 적극적인 시장 설득에 나서야 할 때다.

키(key)는 해외에 있다. 이기성 대표는 진정한 마켓 뉴트럴 펀드를 콘셉트로 해외 LP(출자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관은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계좌와 유사한 방식의 SMA(Separately Managed Account) 비히클로 운용을 하는데 나라별 고유의 매니저가 해당 국가 주식을 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마켓 뉴트럴에 해당하는 헤지펀드가 없어 철저한 변동성 관리에 기반한 빌리언폴드에 기회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기성 전략대표는 "넷, 그로스를 실시간 컨트롤하면서 명확한 룰 베이스로 운용하는 마켓 뉴트럴 헤지펀드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곳은 국내에 우리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오프쇼어(역외) 헤지펀드를 만들 만큼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부임한 이후 해외 LP 60곳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마켓 뉴트럴에 대한 수요를 분명히 확인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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