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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우리캐피탈, 인니 멀티파이낸스 시장 주목…해외 확장 저울질 박춘원 대표, 직접 현지 매물 타진…지방금융 계열 첫 인니 진출 노리나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09 12:33:3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6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우리캐피탈이 인도네시아 진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사진)가 최근 인도네시아를 직접 찾아 시장조사에 나서면서다. 지방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로는 최초의 인도네시아 진출 시도가 될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실적이 해외 시장 확대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24년 순이익 면에서 전북은행을 넘어서며 JB금융그룹 내 수익 기여도 2위에 올랐다. 자산 규모는 절반이지만 수익성에서는 은행을 앞선 셈이다. 박 대표가 강조해 온 '작지만 강한 캐피탈' 기조가 인도네시아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시험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탄탄한 실적이 만든 여유…박춘원 대표의 동남아 행보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달 중순 JB우리캐피탈 경영진과 함께 약 일주일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박 대표는 "시장조사 차원에서 인도네시아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매물로 나온 멀티파이낸스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진출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기초 정보 수집이 목적이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JB우리캐피탈이 해외 시장 가능성을 타진한 배경에는 강력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2024년 연간 순이익 2239억원을 기록해 광주은행(2927억원)에 이어 JB금융그룹 내 계열사 순이익 2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전북은행(2212억원)도 앞질렀다. 특히 전북은행 총자산이 23조5371억원으로 JB우리캐피탈(10조2331억원)의 두 배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JB우리캐피탈의 수익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박 대표가 내세운 '작지만 강한 캐피탈'이 실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박 대표가 눈여겨본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은 한국의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유사한 구조다. 수신기능은 없지만 자동차 할부금융과 오토바이·내구재 할부, 중고차 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특히 신용대출 부문은 아직 본격적인 성장 초기 단계로 향후 외자계 진입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은 해외 자본의 현지기업 인수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멀티파이낸스 사업 인허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 파트너가 최소 15%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국계 금융사는 현지 기업 인수 또는 합작 형태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JB우리캐피탈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경우에도 현지 기업 인수 형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진출 방식이나 사업 영역, 시점 등은 모두 미정 상태다. 다만 JB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동남아 시장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있어 JB우리캐피탈의 이번 인도네시아 행보가 향후 전략적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 JB금융은 최근 나이스평가정보와 협력해 동남아 현지 CB(신용평가사)와 데이터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베트남, 3월에는 필리핀과 국가 간 신용저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국민의 한국 내 체류 중 신용기록을 해당 국가 CB사로 전달하거나 그 반대 경로의 정보 교류를 통해 신용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JB우리캐피탈은 이미 베트남과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업 경험을 쌓았다. 2016년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에도 지분 10%를 투자해 전북은행과 공동 진출했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2016년 설립한 현지법인 JB캐피탈 미얀마를 통해 신용대출 위주의 소액대출 사업을 운영 중이다.

JB캐피탈 미얀마는 지난해 2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9억원 흑자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냈던 흐름을 극복한 것이다. 이러한 회복세 역시 JB우리캐피탈이 추가 해외 진출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금융 캐피탈 최초 인도네시아 진출 가능성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여신전문금융회사는 △KB캐피탈 △하나캐피탈 △롯데캐피탈 △현대캐피탈 4군데다. 지방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는 아직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사례가 없다. JB우리캐피탈이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는 지방금융사로서는 새로운 기록이 된다.

다만 인도네시아 멀티파이낸스 시장은 상위 업체 쏠림이 심한 편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157개 멀티파이낸스 중 자산 규모가 약 5조루피아(약 4430억원) 이상인 상위 24개사가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 1~5조루피아 구간이 19%, 1조루피아 미만 소형사는 5%에 불과하다.

소수 대기업 산하 멀티파이낸스사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는 자금조달 여건과 제도적 한계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금산분리 규제가 느슨해 재벌 계열 그룹들이 금융사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미성숙해 대부분의 중소형사는 자기자본 위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은행 차입도 제한적인 탓에 외자계 중소법인이 진입할 경우 레버리지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JB우리캐피탈이 인도네시아를 타깃으로 삼은 배경에는 박 대표 특유의 경영 철학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표는 위험이 적은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기조 아래 보수적 경영보다는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방점을 찍어 왔다. 인도네시아 방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진출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지 규제에 따른 지분 조건뿐 아니라 환율 리스크와 정치·사회적 불안정성, 인력 문제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따라서 현지 시장에 정통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JB우리캐피탈은 과거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에서 협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그간 축적된 노하우가 진출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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