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하나투어, 코로나가 불러온 '경영 효율화' 필요성①IMM PE 손바뀜 '5년차', 포트폴리오 정리 및 자산 매각…본업 경쟁력에 ‘초점’
김혜중 기자공개 2025-04-10 07:41:22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0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행업계 1위 기업 하나투어는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 산하에서 5년차를 맞이했다. 인수 직후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유례없는 경영 위기에 접어들었다. 여행알선서비스를 중심으로 호텔, 면세점 등 여행과 파생된 사업을 영위했기에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이에 IMM PE는 곧바로 신규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경영 효율화 작업에 몰두했다. 호텔과 면세점 등으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여행업’으로 단순화시켰고 사옥 매각 등의 자산 유동화 작업도 이어갔다. 투자자의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두고 있는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과감하게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 직후 대두된 ‘경영효율화’ 필요성, 이사회 구성부터 재편
하나투어가 IMM PE의 품에 안긴 건 2020년 2월이다. 당시 IMM PE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289억원을 투입해 하나투어 지분 16.67%를 취득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투자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 하모니아 1호를 이용했고, 투자재원은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4호’에서 조달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투어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5만5500원이었다.
인수 당시인 2020년은 코로나19의 기승으로 여행업계가 마비되던 시기다. 인수 후 이렇다할 경영활동도 이어가지 못한 채 사실상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하나투어도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 7620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1096억원으로 감소했고, 2021년에는 4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2019년 하나투어는 연결 기준 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영업손실 1149억원으로 고꾸라졌다. 2021년에는 적자 폭이 더 커져 1273억원의 손실을 냈고 2022년에도 1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연평균 영업손실은 1144억원에 달한다.
이에 IMM PE는 곧바로 적자를 메꾸고 여행업 재개를 대비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에 몰두한다. 기존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한 채 IMM PE는 송미선 대표이사를 새롭게 영입했다. 송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파트너로 근무하며 주로 금융기관과 산업재, 통신기술 분야 자문을 담당했다. 이때 하나투어 컨설팅을 담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지금까지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송 대표의 영입과 함께 IMM PE는 이사회 구성을 크게 늘렸다. 기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등 모두 6명으로 운영됐던 이사회는 12명으로 늘었다. 사내이사 5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체제다.
새롭게 추가된 사내이사는 육경건 전 부사장으로 당시 대리점판매 총괄을 맡고 있던 핵심 내부 인물이었다. 송 대표의 영입까지 합해 총 5명의 사내이사가 구성됐고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송인준 IMM PE 대표이사, 김영호 IMM PE 투자부문 대표, 박찬우 IMM크레딧앤솔루션 대표가 자리했다. 하나투어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을 이사회에 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트폴리오 단순화에 자산 유동화까지, 유상증자도 단행 ‘정상화’ 총력
하나투어는 송 대표 주도 아래 사업 포트폴리오부터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인수 이전 하나투어는 여행업뿐만 아니라 호텔사업, 면세점 사업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해 있었다. 다만 모두 여행 업황에 연동되는 특성을 지녔고,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실제로 호텔업의 경우 매출액이 2019년 333억원에서 2020년 60억원으로, 면세점업 매출액은 같은 시기 1298억원에서 29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대부업, 보험업, 광고대행서비스, 전자상거래업 등 규모가 작았던 사업에서도 철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여행알선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했다.
2021년에는 서울 중구 티마크호텔 명동을 950억원에 매각했고 자회사 SM면세점은 영업종료라는 결단을 내렸다. 여기에 인사동에 위치한 사옥도 1170억원 규모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하나투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마이너스(-) 1329억원, 1073억원이었지만 같은 시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870억원, 21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단기금융상품 및 매각예정자산 처분을 통해 충당한 양상이다.
2019년 말 기준 42개였던 하나투어의 종속기업도 효율화가 끝나갈 시기인 2022년 말 21개로 감축됐다. 미국, 호주, 캄보디아, 이탈리아, 대만, 사이판, 스위스 등 해외 자회사를 과감하게 청산했고 유럽, 중국, 홍콩, 일본 등 굵직한 거점 법인만을 남겨뒀다. 구조조정도 함께 단행됐다.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2019년 하나투어의 임직원은 2500명에 달했지만 2022년 말 기준 1184명으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2022년까지 적자가 지속되자 하나투어는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운영자금에 746억원, 채무상환자금에 300억원, 총 1046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었다. 여기에 IMM PE도 176억원을 납입하며 지분율을 0.01% 늘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포트폴리오 재편 등 효율화 과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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