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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성과 평가]'밸류업' 1년, 어디가 잘했나…지표로 분석하니THE CFO 밸류업 기업 전수조사…HD현대그룹·삼양식품·메리츠금융·엘앤씨바이오 '선두'

박기수 기자공개 2025-04-14 08:08:06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4시0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국내 상장사들은 작년 이후부터 하나 둘 씩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에 대해 내놓고 있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THE CFO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한 성과 평가를 진행했다.

기업들이 작년 기록한 재무 성과와 지배구조 등급 등 비재무적 성과를 집계한 결과 HD현대일렉트릭과 삼양식품이 가장 뛰어난 밸류업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부문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DB손해보험이 빛났다. 코스닥 부문에서는 엘앤씨바이오와 SKC의 자회사인 ISC가 좋은 성과를 거뒀다.

◇125개 사 정량 지표 전수 조사, 배점 방법론은

THE CFO는 지난 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KOSPI)·코스닥(KOSDAQ) 기업 125개 사에 대해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을 전수 조사했다. △ROE는 2023년 대비 작년 증분, △PBR은 2023년 말 PBR 대비 2024년 말 PBR의 절대적 증감치를 집계했다.

위 6가지 지표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기준 중 정량 평가 항목이다. 거래소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매년 5월 밸류업 우수기업 표창을 실시한다.

THE CFO는 6가지 지표 중 특정 지표에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모두 균등한 점수(20점)를 부여했다. 각 지표가 의미하는 바가 모두 다르고 지표 간 경중을 따지는 행위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중시하는 정량 재무 지표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지표에 가중치를 두지 않고 균등하게 점수를 배분했다.

배점 방식은 각 카테고리 별로 백분위 기반 배점을 실시했다. 각 카테고리 별로 기업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수치화했다. 백분위 배점은 기업들을 상대적으로 평가할 때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ROE 44.98%를 기록해 ROE 부문 1위를 차지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ROE 부문 점수는 20점, 가장 마지막 순위인 LG디스플레이(ROE -37.21%)의 ROE 부문 점수는 0점이다.

△PBR은 절대적 증분을 기반으로 평가했다. 예를 들어 2023년 말 PBR이 1배였다가 2024년 말 3배로 상승한 기업의 경우 △PBR을 2.0으로 계산해 순위를 매겼다. 상대적 증분을 기반으로 평가할 경우 예컨대 PBR이 0.1배에서 0.2배로 늘어난(100% 증가한)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는 비합리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최대한 배제했다.

지배구조 점수의 경우 한국ESG기준원이 제공한 지배구조 등급을 이용했다.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등급은 총 6단계(A+, A, B+, B, C, D)다. A+등급 기업에 20점을 부여하고, 한 등급씩 4점씩 감점해 D등급 기업에는 0점을 줬다.

또 THE CFO는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등급이 없는 기업들에도 0점을 부여했다.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코스피 상장사 혹은 코스닥 기업들이 미등급 기업에 해당한다. 이는 평가의 편의성을 위해 실제 이사회 및 지배구조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적용이다. 즉 한국거래소 기준 지배구조 과락 수준인 C등급 기업들이 THE CFO 순위 측정에서는 미등급 기업(0점)보다 높은 점수(4점)를 받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THE CFO는 125개 사의 비교군을 세 곳으로 나눴다. 코스피(비금융) 코스피(금융), 코스닥 부문이다. 이는 금융사와 비금융사 간, 코스피 기업과 코스닥 기업 간 재무 지표를 일대일 대응해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코스피(비금융)의 경우 83개 사, 코스피(금융)의 경우 20개 사가 속해있다. 코스닥 부문은 22개 사다.

◇진격의 HD현대그룹, 금융 1위 메리츠…코스닥은 엘앤씨바이오

코스피(비금융) 부문에서는 종합 점수 기준 두 기업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작년 급속도로 주가가 상승한 HD현대일렉트릭과 '불닭'의 삼양식품이다. 각각 114.29점을 받았다. 이외 HD현대중공업(103.95점, 3위), HD한국조선해양(101.37점, 4위), HD현대미포(99.41점, 6위) 등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높은 순위에 위치했다.

최하위는 AK홀딩스로 27.61점을 받았다. 다만 AK홀딩스는 작년 말 '2027년 연결 ROE 10%+α 지향'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코스피(금융) 부문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종합점수 9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2023년 대비 작년 ROE 증분이 마이너스(-)여서 불이익을 봤음에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지배구조 등급이 메리츠금융지주보다 한 단계 낮은 DB손해보험이다. 종합점수는 92점이다.

현대차증권은 금융 부문에서 19.37점을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차증권도 올해 초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만큼 추후 반등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코스닥 부문에서는 인체조직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엘앤씨바이오가 종합 점수 77.7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반도체 테스트 부품 기업이자 SKC의 자회사인 ISC다. 종합 점수는 71.81점이다.

코스닥 부문의 특징은 지배구조 등급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등급이 없는 기업은 해당 점수에서 0점을 받은 만큼 재무 성과에 비해 순위가 왜곡됐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HK이노엔의 경우 코스닥 기업들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 등급이 A+인 기업으로 THE CFO 순위 산정에서는 이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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