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세권활성화 사업 점검]트리니티에셋, '청담동 빌딩' 용적률 800% 오피스 개발⑧조현준 효성 회장, 지분 80% 보유 최대주주…일반상업지역으로 종 상향 계획
박새롬 기자공개 2025-04-16 07:24:04
[편집자주]
서울시가 역세권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 저개발된 역세권에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고 복합·고밀도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시는 사업 기준을 대폭 완화해 민간의 개발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사업장별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역세권활성화 사업을 통해 개발 물꼬를 튼 사례와 더불어 돌파구 모색이 필요한 사업장들을 살펴보면서 그동안 제도적 성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청담빌딩이 고층 오피스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개인 회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지난달부터 서울시와 개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기존 10층짜리 노후 건물이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을 통해 신축 오피스로 개발될 경우 가치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청담빌딩은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임차하고 있는데 소유주 입장에서는 개발 이후 임대 수익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적률 약 540%p 상향 추진…도산대로 알짜부지에 고층 건립 가능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52번지에 위치한 '청담빌딩'을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건물 규모는 지하 2층~지상 10층이고 연면적이 1만516.6㎡(3181.3평)다.
이 빌딩은 과거 강남세무서가 입주하기도 했던 곳으로 현재는 효성그룹 계열사와 관계사들이 주요 임차인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웰링턴컨트리클럽, 갤럭시아에스엠 등이다. 지난해 발새한 임대수입은 32억원 수준이다.
해당 부지 면적은 4518.6㎡다. 3.3㎡(평)당 공시지가는 1억352만원이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이 부지의 총 가액은 약 1417억원 규모다. 공시지가 대비 시세가 일반적으로 1.5~2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토지가격만 약 2243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에 달할 수 있는 알짜 부지로 추정된다.
역세권 개발을 통해 용적률이 800%까지 상향되면 이론적으로는 최고 32층까지도 건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산대로 일대 신축 오피스로 거듭나면 자산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계열사들 위주로 입주해 있지만 오피스 규모가 커지면 외부 임차인을 모집해 수익을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용도지역은 부지 대부분 면적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며 대로변에 인접한 일부 면적은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전체 용적률은 258%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청담동 52번지 필지 전체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종 상향을 받으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 258%에서 최대 800%까지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 역세권 활성화를 통해 약 540%p 상향되는 셈이다.
용도지역 상향을 받으려면 건축물에 복합용도를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공공기여를 제공해야 한다. 이밖에도 용적률 완화로 높이가 올라갈 경우 주변 건물에 대한 일조권 침해, 도시경관 및 디자인 측면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복합용도 기준을 충족하려면 전체 용적률의 50% 이상을 업무시설 또는 관광호텔로 조성해야 한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호텔기능은 제외하고 전체를 업무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추가로 △창의혁신 디자인 △친환경 건축물 등을 도입하면 상한용적률(800%)에서 추가로 용적률을 받아 최대 1107.5%까지도 상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측과 서울시는 아직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여도 중요한 부분이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로 받는 만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시행자는 늘어난 용적률의 50%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부지면적 기준으로 환산해 공공기여로 제공해야 한다.
공공기여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다만 지금까지 서울시가 추진해온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 사례를 볼 때 강남권의 경우 실물 기부채납보다 현금 기부채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외곽 지역과 달리 강남구는 특히 기반시설이 이미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내는 현금을 통해 서울시 전체에서 지역 필수 기반시설 등이 시급한 곳에 투자하게 된다.
효성 관계자는 청담빌딩 개발과 관련해 "오너일가 개인 회사의 개별적인 사업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상지 선정…도시관리계획 수립 초기 단계
청담빌딩은 지난해 말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대상지로 선정됐다. 도산대로A 사업지(프리마호텔 개발)와도 가깝다. 두 사업지 모두 지난해 개정된 운영기준에 따라 '간선도로변 노선형 상업지역'으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업 적용이 가능해졌다.
노선형 상업지역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한강대로 등 역세권 인근 도로 주변과 뒷골목 등이 포함되는 곳을 뜻한다.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가 지난해 서울시의 대상지 확대 이후 노선형 상업지역으로 처음 개발 중인 사례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달부터 서울시와 도시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현재 총괄기획가(MP)가 사업계획 기본구상 전반에 대한 자문과 조정을 실시하는 단계다. 즉 시행자가 제안한 사업계획을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은 대상지 선정 이후 계획을 수립하려는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밑그림이나 일정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역세권 활성화 사업 자문 과정이 6개월 이내에 빠르게 끝난다면 사업자는 연내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이후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에 나설 수도 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1976년 유신암면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체다. 이후 2008년 7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로 상호가 변경됐다. 유신암면은 1983년부터 청담빌딩의 소유권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청담빌딩 임대수입 외 관리수입(약 17억원)과 주차수입(3억~4억원)으로 매출은 총 52억원을 기록했다.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첫째아들인 조 회장은 트리니티에셋메니지먼트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이외에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회사 지분을 각각 10%씩 갖고 있다.
효성그룹 3형제는 각각 개인 법인을 하나씩 운영하고 있다. 각 법인이 건물과 부지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임대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조 전 명예회장은 2005년 첫째 조현준 회장에게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겐 동륭실업, 막내 조현상 부회장에겐 신동진을 줬다.
모두 부동산 임대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동륭실업 지분은 조현문 부회장이 80%를, 신동진 지분은 조현상 부회장이 80%를 갖고 있다. 남은 20% 지분은 나머지 두 형제가 10%씩 보유 중이다.
셋째 조현상 부회장은 신동진을 통해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륭실업은 과거 보유하던 종로구 효제동 소재 부지를 처분했다. 현재 DL이앤씨가 오피스를 개발 중인 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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