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10배' 더 쓴 CJ제일제당, 지주사 역할 분담[CJ제일제당]⑤10년간 현금출자 3.5조, 지주사 CJ의 10.5배…지급보증도 적극 제공
이민호 기자공개 2025-04-22 08:13:59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8시2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10년간 자회사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CJ그룹 지주사이자 CJ제일제당 모회사인 CJ가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의 10배가 넘는다.CJ제일제당은 CJ그룹 4개 사업부문 중 엔터테인먼트·미디어를 제외한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물류·신유통 등 3개 사업부문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최근 10년간 현금출자도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 경영권 지분 인수, 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생산회사 CJ셀렉타 경영권 지분 인수, 중국 라이신 생산역량 강화, CJ바이오사이언스 신약 개발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됐다.
CJ제일제당은 현금출자 외에 지급보증도 적극적으로 제공해 자회사별 자체 차입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지급보증 규모는 4조원을 웃돌았으며 한도금액까지 채울 경우 자기자본을 초과했다.
◇CJ제일제당 10년간 현금출자 3.5조…지주사 역할 분담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다. 현재의 CJ제일제당은 옛 CJ제일제당이 2007년 9월 현재의 CJ로 탈바꿈하기 위해 제조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신설된 회사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순수지주사(CJ)와 사업회사(CJ제일제당)로 분리됐다. 하지만 CJ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343억원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모두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CJ CGV로 향했다.

CJ는 애초 자회사에 현금을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하다. 이는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작은 지주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들로부터의 상표권 사용수익과 배당금수익에 의존해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영업이익이 2023년 1324억원과 지난해 1363억원 등 매년 1300억원 안팎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해말 현금성자산도 1099억원뿐이었다.
반면 CJ제일제당이 최근 10년간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4985억원에 이른다. CJ가 같은 기간 현금출자한 합산금액(3343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은 사업회사이지만 지난해말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장부가액 기준)이 4조8144억원으로 자산총계(10조9115억원)에서의 비중이 44.1%에 이르렀다.

CJ제일제당은 최근 10년간 CJ로부터 현금 지원을 받은 적이 없지만 반대로 CJ에 대해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CJ의 2023년 영업수익이 2357억원이었는데 CJ제일제당이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383억원), 배당금(369억원), 임대료(29억원)을 합치면 781억원으로 CJ올리브영(661억원), CJ대한통운(401억원), CJ프레시웨이(126억원)을 포함해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단순히 사업회사에 머물지 않고 지주사 역할을 일부 분담하고 있다. CJ로서는 지분율이 40.94%로 높지 않은 만큼 CJ제일제당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배당금 명목으로 현금을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 CJ제일제당에 지주사 역할 일부를 분담시켜 직접 현금을 소요하도록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 때문에 CJ그룹은 사업부문을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물류·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개로 구분하고 있는데 CJ제일제당이 연결 기준으로 엔터테인먼트·미디어를 제외한 3개 사업부문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CJ그룹이 2011년 12월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로부터 CJ대한통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때 CJ의 물류 자회사 CJ GLS와 함께 인수주체로 동원한 곳도 CJ제일제당이었다.
◇슈완스 경영권 인수·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4.2조 지급보증도 제공
CJ제일제당의 최근 10년간 특수관계자에 대한 현금출자 사례를 봐도 3개 사업부문에 대해 골고루 출자하고 있다. 자회사를 불려온 덕분에 자회사 출자 여력을 보여주는 별도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말 91.3%였다.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Schwan's Company)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직후에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00%를 웃돌기도 했다.

미국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인 CJ푸드아메리카홀딩스(CJ Foods America Holdings Corp)에 가장 많은 합산 1조8277억원을 출자했다. 2019년 슈완스 경영권 지분 인수와 추가 출자에 따른 것이다. 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를 위해 영우냉동식품에 7400억원을 출자했고 브라질 농축대두단백(SPC) 생산회사 CJ셀렉타(CJ Selecta)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브라질 자회사(지분율 99.99%) CJ라탐(CJ Latam Participacoes)에 234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중국 라이신 제조회사 CJ셴양바이오텍(CJ(Shenyang) Biotech)에는 949억원을 출자했고 미국 완전자회사 CJ아메리카(CJ America)에는 합산 688억원을 출자했다. 2021년 10월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에 합산 620억원을 출자했고 해외 사료사업 중심인 홍콩 완전자회사 CJ글로벌홀딩스(CJ Global Holdings)에 합산 596억원을 출자했다.
자회사에 대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투자조합과 펀드 등 투자 비히클에 대한 간접투자를 병행하며 신성장동력 물색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간접투자 사례로는 글로벌혁신성장펀드 298억원(합산 기준), 글로벌혁신성장펀드II 165억원, 티피넥스트젠펀드 140억원, 바이오헬스케어펀드 107억원, TWI농식품상생투자조합 76억원, 씨제이이노베이션펀드 72억원 등이 포함됐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에 대해 지급보증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급보증은 실제 현금의 이동은 없지만 자회사별 자체 차입 역량을 키워준다. 지난해말 별도 기준으로 이행보증을 제외하고 CJ제일제당이 지급보증을 제공한 특수관계자의 차입금 잔액은 4조265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는 지배구조상 CJ제일제당의 손자회사인 슈완스에 대한 4325억원과 CJ셀렉타에 대한 1103억원 등도 포함됐다. 지급보증은 현금출자와 달리 지배구조상 제약이 없는 덕분이다.
다만 지급보증은 우발부채로서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CJ제일제당의 지급보증 금액은 지난해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인 5조2711억원보다는 작았다. 다만 지급보증을 차입금 한도금액까지 채울 경우 5조7898억원으로 자본총계를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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