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재 나비효과]'레드테크'갤럭시·아이폰 침투,삼성전기·LG이노텍 '대응 분주'④공급망 재편 속 응용처 다변화 추진, 대외변수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5-04-23 09:16:50
[편집자주]
미국이 트럼프-바이든-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중국 기술 굴기를 노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정보기술(IT)·전자 업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까지 전 영역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 한국 경제의 핵심 품목이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을 흔드는 '레드테크'를 추적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스마트폰 산업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애플 등에 대적할 만한 제품을 내놓은 결과다. 공교롭게도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한 트럼프 1기 전후로 중국의 존재감이 커졌다.이에 따라 공급망 전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부품업체가 자국 고객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본격화하면서다. 정부 차원의 내재화 프로젝트가 이들의 실력을 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메라 등 스마트폰 부품 공략 속도
지난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4%, 3%에 머물렀다. 예년 대비 하락하는 추세다. 이같은 흐름에는 저가공세를 펼치는 중국 경쟁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 이미지센서, 구동계(액추에이터) 등을 결합한 제품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가 구현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LG이노텍은 애플에 주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양사는 각자 고객의 최대 카메라 협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갤럭시S 시리즈에는 써니옵티컬, 아이폰 시리즈에는 코웰전자가 카메라 모듈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써니옵티컬의 경우 미국 제재로 아이폰 공급망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삼성전자와 손을 잡으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초기에는 중저가 모델에만 들어갔다면 이제는 플래그십 모델에도 침투하고 있다.
특히 최고 스펙을 자랑하는 후면 카메라까지 발을 들이면서 써니옵티컬의 위상이 높아졌다. 고사양 카메라 위주인 삼성전기와 직접적으로 맞붙게 된 것이다.

코웰전자는 애플과의 협업으로 급부상한 곳이다. 과거 오필름 등 중국 기업이 아이폰 공급망의 자리를 꿰찼으나 인권 이슈로 배제된 바 있다. 이후 LG이노텍이 2~3년간 아이폰 카메라를 사실상 독점해왔다.
멀티 벤더를 추구하는 애플은 협력사 다변화 차원에서 코웰전자를 낙점했다. 아이폰 조립을 담당하는 폭스콘도 일부 물량을 할당받았다. 여전히 LG이노텍 비중이 압도적이나 코웰전자 등이 점차 세를 넓혀가는 추세다.
폴더블폰 핵심 부품인 힌지(경첩)도 중국산이 빠르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 작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6' 절반가량에 중국 환리의 외장 힌지가 장착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국내 KH바텍이 독식해온 분야다.
이 때문에 KH바텍은 물론 파인엠텍, 에스코텍 등 새로운 기회를 엿보던 국산 부품사도 고전하는 형국이다. 내년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 부품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환리의 존재는 관련 수혜를 축소할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공격적인 행보에 국내사는 해외법인 강화, 전장 공력 가속화 등으로 대응 중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을 적극 활용하면서 원가절감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에서는 고부가, 베트남에서는 중저가 부품을 양산하는 식의 이원화다.
또한 성장이 정체된 스마트폰 부문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자동차, 확장현실(XR)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모바일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중장기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미국발 관세전쟁 득실 상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개되는 관세전쟁은 중국산 확산의 변수로 여겨진다. 미·중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아이폰 등 제조가 중국, 베트남 등에서 이뤄지면서 직접적인 타격은 없으나 간접적인 여파가 불가피하다.
갈수록 관세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완제품에 이어 부품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부품이 투입된 기기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스마트폰은 당연하고 중국 부품이 들어간 디바이스까지 미국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애플 등이 중국 협력사와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원가부담이 높아지기에 최종 고객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는 미지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추후 또 다른 제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자국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 어느 정도 예외가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한컴, '2025 재팬 IT 위크 스프링' 참가
- [NPL 경영분석]800억 환입에 순익 4배…대신F&I, '나인원한남 효과'로 도약
- [보험사 CSM 점검]메리츠화재, 보수적 계리정책이 견인한 잔액 증가
- [신협 부실여신 관리 점검]'PF 후폭풍' 신협중앙회, 위기대응 역량 '시험대'
- 우리금융캐피탈, 디지털 영업 경쟁력 강화 사업 착수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NH농협생명, 경과조치·보완자본 뺀 손실흡수력은
- [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제주은행 주가 급등한 두 가지 이유
- [금융지주 동일인 지분 점검]JB금융 '3대 주주' OK저축은행 투자 전략 영향은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불완전판매 재발 없다, '고객보호·윤리경영' 평가 반영
- [MG캐피탈은 지금]효성에서 새마을금고로, 28년 업력 바탕 새로운 전성기 준비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한미반도체, '17년 만에 회장' 곽동신 체제 순항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레드테크'갤럭시·아이폰 침투,삼성전기·LG이노텍 '대응 분주'
- [삼성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중국·일본 찾은 이재용 회장, 미국 방문 언제쯤
- 삼성전자, 하이NA 장비 반입 공식화 '2나노 박차'
- [경동나비엔은 지금]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매직' 출범, 시너지 효과 기대
-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유리기판 사업화 시동
- 삼성디스플레이, '7세대 폴더블폰' 패널 양산 돌입
- [경동나비엔은 지금]보일러·온수기 노하우, '240조 시장' HVAC에 녹인다
- 엠케이전자, '반도체 후공정 1위' ASE 어워드 수상
- [CAPEX 톺아보기]LGD, 2000억 추가 확보 '8세대 대신 6세대 OLED 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