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점검]메리츠화재, 보수적 계리정책이 견인한 잔액 증가⑪추정치 변동으로 1519억 늘어…손해율 증액 요인이 해지율 감액 요인 압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23 12:49:37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5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해상보험(메리츠화재)은 평소 보수적인 가정을 통해 보험계약마진(CSM)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보험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된 감독 당국의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설정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실제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주요 손해보험사들 가운데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인한 CSM 감소 효과가 가장 작았다. 위험률 등 다른 가정 요인들까지 고려하면 연말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해 오히려 CSM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심지어 가이드라인 설정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CSM 확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5대 손보사 중 유일하게 가정 변경으로 CSM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11조187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보다 6.9% 증가했다. 이 기간 신계약 CSM이 1조6006억원에서 1조3796억원으로 13.8% 감소했지만 잔액 증가율이 8.6%에서 6.9%로 1.7%p(포인트) 둔화했을 뿐 잔액 자체가 역성장하지는 않았다.
잔액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계리적 가정 변경을 반영한 추정치의 변동으로 분석된다. 메리츠화재는 이 지표가 지난해 1519억원을 기록해 CSM 증가 효과를 누렸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메리츠화재의 '보수적 계리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연말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 가운데 추정치 변동이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메리츠화재뿐이다. 나머지 4곳은 추정치 변동으로 CSM이 감소했으며 그 규모는 모두 조 단위다. 이를 고려하면 1519억원의 증가는 절대 작은 효과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추정치 변동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인해 3046억원의 CSM이 감소했다.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설정된 영향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비율 가정 변경을 통해서도 3280억원의 CSM이 사라졌다. 다만 위험률 가정 변경으로 9155억원의 CSM이 증가하며 감소 효과를 차고 넘치게 상쇄했다.
메리츠화재 측에서는 연말 CSM의 잠정집계 결과 연중 의료파업 영향에 따른 손해율 하락의 CSM 증액 요인과 해지율 및 사업비 가정 조정 등 CSM 관련 가정 변동의 감액 요인이 있었으며 증액 요인이 감액 요인을 압도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계리적 가정 변경, CSM 수익성 반등 요인 될까
CSM의 잔액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신계약 CSM이 줄어든 것은 고민거리다. 신계약 CSM 감소의 주된 이유는 신계약 확보에 따른 CSM 수익성의 악화, 즉 CSM 전환배수(신계약 CSM을 월납환산보험료로 나눈 값)의 하락 때문으로 파악된다. 메리츠화재의 CSM 전환배수는 2023년 14.5배에서 지난해 11.2배로 낮아졌다.
CSM 확보를 위한 보험사들의 장기·보장성보험 신계약 확보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업계 차원에서 전환배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처럼 보험료 수입의 양적 성과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신계약 CSM을 늘린 보험사도 있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경우에는 월납환산보험료가 1104억원에서 1236억원으로 증가하기는 했으나 신계약 CSM이 줄어드는 것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화재 측에서는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CSM의 질적 보전을 위해 적자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매출 측면의 성장은 다소 제한됐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정 변경이 올해 메리츠화재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앞서 2월 기업설명회에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수익성이 제고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메리츠화재는 4월 무·저해지보험의 40대 남성 기준 통합 보험료를 3월 대비 7.7% 인상했다. 5대 손보사들의 인상률을 살펴보면 KB손보 32.7%, 삼성화재 16.9%, DB손보 16%, 현대해상 3.4%로 메리츠화재의 인상률이 2번째로 낮았다. 이미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강화 효과는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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