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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제주은행 주가 급등한 두 가지 이유'지방은행' 한계 벗어나 전국구 발판 마련…적은 유통주식 수도 영향

조은아 기자공개 2025-04-23 12:48:5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5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존비즈온이 제주은행의 2대주주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은행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소식이 알려진 날 제주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28.62% 오른 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주은행 주가가 종가 기준 1만원대를 넘긴 건 지난해 8월 초의 10만140원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지방은행의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은행이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제주은행의 유통주식 수가 워낙 적어 주가 변동폭이 크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계 명확한 지방은행에서 전국구 은행 발판 마련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서 철수한 신한금융과 더존비즈온이 제주은행을 통해 새로운 협업 방안을 찾았다. 더존비즈온이 신한금융 계열 제주은행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주주에 오른다. 총 570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유상증자에 더존비즈온이 참여해 지분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더존비즈온은 지방은행에 대해 비금융회사가 소유할 수 있는 최대 한도 15%를 거의 채운 14.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신한금융지주의 지분은 75.31%에서 64%로 줄어든다.

신한금융이 해당 소식을 발표한 18일 오후 12시 30분 직후 제주은행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 거래량이 무려 1121만2688주로 직전 거래일 거래량 79만2938주의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79만여주 역시 평소보다 매우 많은 수준이다. 제주은행 주식은 하루 거래량이 10만주도 채 되지 않는 날이 허다하다.

제주은행이 신한금융 품에 안긴 건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룹 내 웬만한 계열사보다 '형님'이다. 원래 신한금융은 굿모닝증권(신한증권), LG카드(신한카드), 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 등 신한금융 품에 안긴 다른 곳처럼 제주은행 역시 상장폐지 절차를 거쳐 완전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었다. 지주사 체제 전략 아래에서 경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과 합병하려는 시도 역시 있었다. 그러나 제주지역의 유일한 상장사라는 상징성 때문에 합병은 물론 상장폐지 역시 불발됐다.

이후 제주은행은 신한은행과 함께 '한 지주 두 은행' 체제를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두 은행의 희비는 명확하게 엇갈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제주은행은 성장세는 둔화된 지 오래고 수익성도 부진한 상태다. 특히 2023년부터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도 104억원에 그쳤다.

앞으로도 기존과 같은 전략으로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역경기 침체는 날로 심화되고 있고, 영업권역의 제한 역시 워낙 뚜렷하기 때문이다.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가 급등한 근본적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신한금융은 제주은행의 체급을 전국구로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제주은행은 '꼴찌' 지방은행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디지털은행으로 변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통주식 수 적어…주가 변동폭↑

제주은행 주가가 급등한 또다른 이유는 제주은행의 유통주식 수가 워낙 작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제주은행 발행주식 3212만8774주 가운데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2419만6024주(75.31%)를 가지고 있다.

반면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4.69%(793만2750주)에 그친다. 자연스럽게 주가 변동폭이 크고, 작은 소식에도 주가가 출렁이는 일이 잦다.

실제 제주은행 주가는 인터넷은행 전환설이나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2021년 2월에는 네이버가 금융업 진출을 위해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제주은행 지분 매입을 추진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2022년 말에도 신한금융지주가 제주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며, 두나무를 파트너로 합류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구체적 보도가 나오자 제주은행 주가가 4거래일 동안 65%나 올랐다.

지난해 초엔 하루 만에 20% 넘게 오른 적도 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하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위원회가 은행 독과점 해소 목적으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신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주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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