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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지분담보대출에 드래그어롱 왜 포함됐나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 염두…KCGI 인수 불발 가능성

안정문 기자/ 남준우 기자공개 2025-04-28 08:01:3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학원 계열인 대한출판이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 등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집행했다. 해당 주식담보대출에는 드래그어롱(동반매도청구권)이 달렸는데 이는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다. 담보권 실행 시 주당 가격이 현재 주가를 20~30% 웃도는 만큼 경영권을 포함해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보험을 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OK금융그룹이 KCGI측의 심사가 재개되지 않더라도 한양증권 인수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담보 및 드래그어롱 설정 주식수가 KCGI 매각 물량과 같은 점, 만기가 KCGI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시기와 비슷한 6개월 안팎인 점 등이 그 근거다.

◇EOD 발생 시 담보 주당가격, 시가보다 높아

이번 대한출판의 주식담보대출 만기 때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대한출판이 만기에 맞춰 해당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이다. 다른 두가지 경우의 수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에 따른 결과물이다.

둘째는 EOD 사유 발생으로 확보한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다. 대출금을 담보 주식수로 나눠 산출한 주당 가격은 1만5800원이다. 이날 한양증권 주가는 1만3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1달 주가는 1만1000~1만2000원 사이로 유지됐다.

OK캐피탈은 시가보다 20~30% 이상 비싸게 한양증권 지분을 매각해야 대한출판의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담보 지분 22.35%, 드래그어롱이 설정된 지분까지 포함하면 경영권이 포함된 딜이 된다"며 "OK 측은 담보로 확보한 한양증권 가격이 비싼 만큼 보험 성격으로 드러그어롱을 설정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OK금융그룹의 직접인수다. 드래그어롱에 따라 OK캐피탈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계약서를 확인하지 못해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제3자 요건에 본인을 넣을 수도, 계열사를 넣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담보·드래그어롱 물량 및 대출 만기, 매각과 관련성 커

OK금융그룹이 KCGI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재개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출판이 OK캐피탈로부터 450억원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살펴보면 이번 매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백남관광과 에이치비디씨가 대한출판의 OK캐피탈 대출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는 KCGI에 매각하기로 했던 물량과 같다. 드래그어롱이 설정된 한양학원 보유 한양증권 지분 역시 KCGI가 인수하기로 한 것과 수치가 같다.

시기도 묘하다. 이번 대출의 만기는 6개월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6개월 후는 중단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재개 요건 충족 여부가 검토되는 시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진행한 정례회의에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기로 의결했다. 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KCGI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출처=한양증권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재개된다면 그대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는 OK금융그룹 측이 담보로 확보한 지분을 통해 인수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OK금융그룹은 꾸준히 한양증권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KCGI의 한양증권 인수 과정에서 실질적인 인수 주체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OK금융그룹은 KCGI의 한양증권 인수 펀드에 60% 이상을 출자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5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인수금융 대출 역시 OK금융이 책임졌었다.

OK금융그룹은 한양증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KCGI와의 주주 간 계약 조항에서 ‘우선매수권’을 명시하려 했다. 그러나 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아 대주주 변경 신청 직전 우선매수권 조항을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OK금융그룹은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당국의 반대로 인수하지 못했다. 당시 대부업 중심의 사업구조가 지적을 받았다.

OK금융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예나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당국과 약속했다.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2023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을 차례로 정리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이 남아있었는데 2024년 12월 말 해당 기업들은 최종 청산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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