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지금]로레알그룹 편입, 지분가치 최소 8배 점프 근거는③미그로스 100% 지분 581억 평가, EBITDA 멀티플 12배 적용 '4700억+α' 분석
정유현 기자공개 2025-04-30 12:57:28
[편집자주]
피부과에서 시작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대표 브랜드인 '닥터지'는 의약품과 화장품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시장 대중화의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유통과 브랜딩을 통해 확장성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최근 로레알그룹에 인수되면서 또 한 번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성장 과정과 재무 상태,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주가 자신이 성공적으로 일군 기업 혹은 브랜드를 외부 자본에 매각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단순한 자금 회수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성장 한계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글로벌 확장처럼 내부 역량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과제를 넘어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는 포석이 된다.고운세상코스메틱의 지배구조 변화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2018년 스위스 기업 품에 안긴 후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초기 목표였던 글로벌 스케일업과는 결이 달랐다. 결국 미벨 그룹의 전략 재편 과정에서 약 6년 만에 로레알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게됐다. 기업가치도 껑충 뛴 가운데 글로벌 스케일업을 현실화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형 성장 본궤도 오르자 CEO 교체, 2022년부터 미벨 그룹 100% 자회사로
고운세상코스메틱은 국내 첫 프랜차이즈 병원인 고운세상피부과의원이 뿌리다. 안건영 박사가 진료 과정에서 환자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를 읽고 법인을 설립한 후 론칭한 브랜드가 '닥터지(Dr.G)'다. 단골 환자와의 인연으로 2007년 아시아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사사(SASA)와 계약을 맺고 홍콩,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에 수출을 시작하면서 K뷰티를 이끈 1.5세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올리브영 등 국내 H&B숍 중심으로 'BB크림'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R&D를 통한 제품 라인업 강화, 면세점 입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펼치면서 2017년까지 200억원대 후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때까지는 안건영 박사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로서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하면서 성장을 주도했다.
2018년 7월 포천 500대 기업이자 스위스 최대 유통기업인 미그로스그룹이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지분 51%를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거래 가액을 기준으로 지분 100%의 가치를 추정해보면 약 588억원으로 계산된다.
2017년 말 기준 순현금 상태를 기록하면서 지분가치와 기업가치는 대략적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그로스그룹은 매출 성장성, 브랜드 가치, 더마코스메틱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고운세상코스메틱을 발판 삼아 중국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 글로벌 확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안 박사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하에 거래에 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2018년 하반기부터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최대주주는 미그로스의 자회사 미벨(Mibelle)로 바뀐다. 미그로스 그룹의 요청에 따라 안건영 박사도 CEO로서 동행하는 구조였다. 초기에는 안건영 박사와 자녀, 이주호 현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우리사주조합이 총 49%대 지분을 보유하고 미벨은 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자리했다.
2020년부터는 미벨이 지분율을 키우기 시작했다. 2020년 말 75%로 확대했고 2022년부터는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안건영 박사의 바통을 이어 이주호 대표가 CEO로 취임한 시기와 맞물린다. 군 PX 입점 등을 통해 퀀텀점프를 이룬 후 닥터지 브랜드가 본 궤도에 오르자 안 박사는 당초 비전대로 의료기기 기업에 집중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로레알그룹 지분 100% 인수 발표, 외신 추정 6000억대 거래
지난해 미그로스그룹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미벨 매각을 결정했다. 미벨 그룹은 퍼스널 케어, 홈 케어, 뉴트리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전체 매출의 약 70%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었지만 핵심 전략과는 방향성이 달라 정리를 결정한 것이다.
스페인의 퍼스널 홈 케어 전문 기업 퍼산(Persán)과 거래를 진행하지만 미벨의 자회사였던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당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작년 말 로레알그룹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닥터지 브랜드는 로레알 그룹의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에 합류하게 된다.
현재는 인수 계획 발표 후 골든 타임으로 로레알그룹과 고운세상코스메틱은 PMI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히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서 조직, 인사, 브랜드, 시스템 등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분 100% 거래 가격에 대해서는 로레알과 고운세상코스메틱이 발표하지 않아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일부 외신은 거래 규모를 약 3억9900만 스위스 프랑(CHF)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율을 적용하면 최대 6900억원대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재무 지표를 활용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를 계산하면 약 330억원대로 멀티플 12배 정도를 적용해 추정한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대다. 비상장 더마코스메틱 업계에서 통상 적용하는 멀티플(10~13배) 범위에 부합하는 수치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규모는 1100억원 수준이다. 기업가치에서 순부채를 조정하면 지분 가치는 4700억원 이상으로 계산된다. 2018년 지분 100%가 581억원에 평가 받은 것 대비 6년 새 보수적으로만 봐도 8배 이상 점프한 것이다. 로레알그룹이 프리미엄을 얹어서 거래를 했다면 6000억원 후반대 거래는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로레알그룹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을 통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더마 코스메틱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빠른 매출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로레알이 가진 유통망을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운세상코스메틱 측은 "로레알그룹과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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