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돌풍 아닌 태풍' 중국 기기·AI, 확실한 존재감⑤기술력 갖춘 '가성비'로 무장, 빅테크들 예의주시
김도현 기자공개 2025-04-30 07:43:42
[편집자주]
미국이 트럼프-바이든-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중국 기술 굴기를 노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정보기술(IT)·전자 업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까지 전 영역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 한국 경제의 핵심 품목이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을 흔드는 '레드테크'를 추적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0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량 공세를 펼치던 중국이 실력을 쌓으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첨단산업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단순 저렴한 게 아니라 저가이면서 성능까지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서다.중국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은 물론 마음껏 연구개발(R&D)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 덕분이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업체가 핀테크 시장을 휩쓴 것처럼 고부가가치 분야를 선점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LG,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한목소리
우리나라도 영향권이다. 한국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가전, TV 등에서 중국 경쟁사의 입지가 확대된 것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로보락이 대표적인 사례다. 로보락은 로봇청소기 브랜드를 명품화하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값싼 디바이스'라는 공식을 깬 장본인이다.

현재 로보락은 전 세계 로봇청소기 점유율 40%대에 달하는 압도적인 1위다.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에 크게 앞서있다. 이들보다 로보락이 비싼 제품으로 이러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부분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품질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에코백스, 드리미 등도 로보락만큼은 아니지만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TCL과 하이센스 등이 주도하는 TV, 샤오미 등이 뛰어든 세탁기와 같은 품목에서도 중국산이 퍼지는 모양새다.
이같은 흐름에 삼성전자와 LG전자 경영진도 과거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전까지 중국 기업을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대등한 수준의 경쟁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자국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주요국이 포함된 '글로벌 사우스'에서 중국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있다. 해당 지역은 대다수가 잠재성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으로 토종 업체들이 지속 공략하던 곳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우스는) 예전보다 소득 수준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격이 핵심 구매요소로 작용하는 나라들"이라며 "중국 제품의 성능이 많이 올라오고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선입견이 덜하니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를 인지한 중국 업계는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이어가면서 특정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갈수록 어려운 경영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완제품에 투입되는 부품 공급망까지 중국 위주로 구축되고 있는 부분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에 특화된 우리나라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파장 컸던 '딥시크 효과', 미래 준비 가속화
챗GPT로 AI 시대가 열렸다면 연초 이를 뒤흔든 건 딥시크의 등장이다. AI 생태계를 꽉 잡은 미국이 아닌 중국 기업이라는 점, 뛰어난 가성비를 선보인 점 등으로 기존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단번에 오픈AI와 엔비디아의 위상을 위협했다. 이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부분을 부각했다. 이에 오픈AI는 오픈소스 모델을 부랴부랴 내놓았고 엔비디아도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이를 기점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재도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더불어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 연방수사국(FBI) 등도 노골적인 딥시크 견제에 나섰다.
올 초 'CES 2025'에서 화두가 된 로봇 분야에서도 중국이 눈에 띈다. 특히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휴머노이드는 중국이 선도하는 추세다.
이달 산업연구원은 "중국이 로봇,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3대 부문을 중심으로 중국식 AI 제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수년 내 중국발 AI 기술혁신이 해당 분야에 구현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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