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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우리은행, '후발주자'의 생존법은③한층 명확한 타깃…초반 물량공세로 존재감 각인

조은아 기자공개 2025-05-07 13:31:38

[편집자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놓고 여전히 업계에선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처음 서비스를 출시한 지 6년을 향해가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매년 적자만 쌓고 있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쉽게 얻을 수 없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다만 현재로선 호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의구심에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절반이 이미 시장에 진출했다. 더벨이 시장 상황과 함께 각 은행의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나홀로' 지켜왔던 은행권 알뜰폰 시장에 우리은행도 참전했다. 최근 '우리ONE모바일'이라는 이름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9년 10월 이후 5년 반 만에 등장한 새로운 사업자다. 사업 초반 시행착오를 거쳤던 국민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상태에서 사업에 뛰어든다. 국민은행의 요금제나 멤버십 서비스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주자인 만큼 색은 더 명확하다. 젊은층을 핵심 고객으로 삼았다. 합리적 요금을 찾아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젊은층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새 사업자 등장에 기대 반, 우려 반

우리은행은 2023년 말부터 알뜰폰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Y한영의 컨설팅조직 EY컨설팅을 통해 사업성을 평가했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자 속전속결 채비에 나섰다. 당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의장으로 있던 신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준비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전직 임원이 연루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은행장이 바뀌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올해 4월에야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첫 사업자 국민은행에게 '왜 할까'라는 의문이 따라붙었다면 우리은행에겐 우려가 따라붙었다.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그래도 '혁신‘이라는 평가는 건졌지만 우리은행은 단순 후발주자였던 만큼 그런 평가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다.

중소 사업자들이 난립하던 알뜰폰 시장에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내부에서 반발이 일기도 했다. 신뢰도나 자본력 측면에서 은행과 비교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중소 사업자들은 저가 출형 경쟁만 불러일으켜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늦게 사업을 시작한 국민은행이 업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면서 내부 위기의식이 커진 영향이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이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국민은행과 같다. 더 많은 고객을 모으고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과 동시에 모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층 정교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보다 명확한 타깃, 젊은층 노린다

우리은행은 현재 LG유플러스망만 사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순차적으로 제휴를 확대해 현재 3사의 망을 모두 확보한 것처럼 우리은행 역시 망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민은행이 KT와 SKT로 제휴를 확대한 2022년 한 해에만 1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서비스가 첫 선을 보인 201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가입자 수가 늘었다.

요금제나 멤버십 등은 국민은행의 사례를 상당히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10대, 직장인 등 고객을 세분화해 요금제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이 주거래 은행이거나 우리은행 예금이나 적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요금을 할인해준다. 전용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면 요금을 할인해준다는 점 역시 같다.

후발주자인 만큼 초반 공격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 할인 혜택도 리브모바일보다 더 크다. 리브모바일의 경우 최대 1만7000원 할인해줬는데 우리ONE모바일은 현재 프로모션을 진행해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2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초반 물량공세를 펼쳐 존재감을 키워야 국민은행이 선점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승부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하나 국민은행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공략층이 한층 명확하다는 점이다.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등장하는 광고를 2편이나 선보이는 등 젊은층을 겨냥했다. 과거 알뜰폰이 '효도폰'으로 불리며 시니어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다면 최근 들어 합리적 요금제를 찾는 젊은층의 수요가 높아진 점을 참고했다. 실제 리브모바일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젊은층이다.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도 20~30대의 비중이 절반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주춤했던 알뜰폰 가입자 수가 올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65만명으로 1000만명을 눈앞에 뒀다. 점유율도 상승세다. 지난해 2월 13.5% 수준이었던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은 올 2월 16.9%까지 높아졌다.

SKT의 유심 해킹 사태 역시 우리은행에겐 호재다. 알뜰폰, 그 중에서도 신뢰도가 높은 은행권 알뜰폰으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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