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시그널: PBR 0.3]현대제철, '미국 제철소' 건설로 PBR 개선 기대건설시황 부진·저가 철강재 수입에 PBR '0.15배'…2분기 적자 탈피·미국 제철소가 관건
이민호 기자공개 2025-05-12 08:10:00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0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5배로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건설 시황 부진이 심화되고 저가 철강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진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그동안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데다 배당도 줄이면서 PBR 개선이 쉽지 않았다.회사 측은 오는 2분기 적자를 탈피해 PBR 개선을 노릴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달 발표한 미국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 계획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 PBR 0.15배 '그룹 최저'…지배주주 당기순익 적자전환에 주가 하락까지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225곳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는 금융사(증권사) 현대차증권을 포함해 12곳이었다.

현대차그룹 12곳 상장사 중 PBR이 1배 이상인 곳은 3곳이었다. 현대로템이 2.65배로 가장 높았고 현대오토에버(2.03배)와 현대글로비스(1.01배)가 뒤를 이었다. 현대로템의 경우 수출 증가로 매출이 올라온 데다 생산성 향상으로 손익이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고 이는 자본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승폭이 워낙 컸던 덕분에 PBR이 크게 개선됐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시가총액 상승률은 86.8%였다.
반면 현대차그룹 12곳 상장사 중 PBR이 0.3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은 현대위아(0.28배), 현대차증권(0.23배), 현대제철 등 3곳이었으며 이 중에서도 현대제철이 0.15배로 압도적으로 낮았다. 특히 현대제철의 최근 3년(2022~2024년) PBR을 봐도 2022년말 0.22배, 2023년말 0.25배, 지난해말 0.15배로 PBR이 0.3배 미만인 저평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 제조사다. 자동차와 조선 산업에서 이용되는 판재 제품과 건설 산업에서 이용되는 봉형강 제품이 중심이다. 기아가 17.27%, 현대자동차가 6.87%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PBR이 지난해 특히 하락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건설 시황 부진이 심화되고 저가 철강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23조2261억원으로 2023년 대비 10.4%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88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2023년 대비 98.0% 감소했다.
다만 PBR 계산에서는 비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은 제외하고 지배회사소유주지분 당기순이익만 고려한다. 지배회사소유주지분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16억원으로 2023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는 지배회사소유주지분 자본이 18조9183억원으로 2023년말 대비 1.0%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자본 감소에도 PBR이 하락한 것은 실적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더 크게 감소한 탓이다. 발행주식수에서 자기주식수를 제외한 유통주식수 기준으로 매긴 시가총액은 2조7690억원으로 2023년말 대비 42.3%나 감소했다. 1년 새 2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이다.
◇2분기 적자 해소 의지…미국 제철소 건설 계획 기대
현대제철의 최근 재무전략을 봐도 주가 부양에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불황에 대비하려는 방향성이 짙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실적 악화에 따른 현금흐름 부진에 매출채권을 줄이는 등 운전자본을 축소해 차입 부담과 부채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건전화에 힘써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79.7%로, 차입금의존도(리스부채 합산)는 30.1%로 각각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주가를 부양할 동력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배당도 줄였다. 애초 2022년까지만 해도 주당배당금이 1000원으로 지배회사소유주지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12.9%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2023년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주당배당금 1000원을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을 28.5%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하자 주당배당금을 750원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현대제철은 중장기 배당 계획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업보고서를 통해 "향후 실적 정상화 유지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차입금 상환,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 글로벌 동종사 배당수준, 현금흐름을 고려해 배당금 상향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올해 2분기 실적 정상화와 더불어 지난달 발표한 미국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 계획에 PBR 개선의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차그룹 등이 공동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액 58억달러(약 8조5080억원) 규모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투자구조는 자기자본 50%와 외부차입 50%를 검토 중이며 건설기간은 2026년 3분기부터 2029년 1분기까지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 미국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 계획 관련 설명회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현지 생산 및 공급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HMG에 대한 자동차강판 공급을 확대하고 북미 전략시장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목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건설 시황이 좋지 않아 주가와 실적이 모두 부진하면서 PBR이 계속 낮아졌다"며 "오는 2분기에는 적자구조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제철소 건설 관련 예산도 현대제철을 포함해 현대차그룹, 기타 투자자와 지분출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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