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보증업계 경영분석]건설공제조합, 금융서비스 안정 위해 '선제적 대응'②신임 이석용 이사장 중심 '비상대응체제' 전환, 재무건전성 강화…여신금융업 진출 추진
정지원 기자공개 2025-05-09 07:47:32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또 한번 침체기를 맞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적용을 받는 3개 공제조합도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이들은 1960년대부터 건설공사에 필요한 계약이행 보증과 건설기업 융자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산업의 발전을 함께해 왔다. 현재는 경영 위기로 역할이 흔들리는 곳들도 있는 한편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기회를 모색하는 곳들도 보인다. 더벨이 건설보증업계 경영의 현 주소와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1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공제조합은 창립 후 60여년간 건설산업 성장의 동반자이자 구성원들의 버팀목이 됐다. 보증잔액은 166조원을 돌파했고, 융자잔액도 2조5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하지만 이 같은 역할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위기다. 건설경기 침체로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2년 연속 영업 적자가 불가피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최근 이석용 신임 이사장을 중심으로 '위기극복 비상대응체제'를 선포했다. 보증 심사 강화와 조직 운영 효율화, 유동성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합원에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도 나섰다.
◇유동성비율 1788%→1323%, 465%p 하락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위변제액이 2000억원대를 넘기는 등 많은 영업비용을 투입한 이유다. 조합사 대부분이 공사 책임을 지는 원도급사, 종합건설업체 등에 해당해 업황 침체로 타격이 불가피했다.
건설공제조합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3858억원, 영업비용은 41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 적자는 마이너스(-) 319억원이다. 대위변제액 2218억원이 반영된 실적이다.
다행히 당기순손실은 면했다. 안정적 자산운용으로 영업외비용을 넘는 영업외수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2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외수익은 2701억원, 영업외비용은 2088억원으로 나타났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당초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예상했다. 실적이 계속 나빠지면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재무건전성도 타격을 입게 된다. 추후 조합 서비스 제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행히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건설공제조합 부채비율은 3%포인트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19.62%, 전년 말 16.12%를 각각 기록했다.
리스크기준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231.52%로 나타났다. 전년 말 225.28%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리스크기준자기자본비율은 가용자본을 리스크별 요구자본액을 나눈 값으로 산출한다.
유동성 비율도 아직 1000%대를 상회한다. 당좌자산을 3년 평균 보증대급금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말 유동성 비율은 1323%다. 전년 말 1788%와 비교하면 465%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보증대급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유동성 비율도 1000% 미만으로 하락할 수 있다.

◇비상대응체제 선포, 재무성과관리위원회 가동
건설공제조합은 올해 들어 건설시장 전망 및 건설공제조합 경영 파악에 집중했다. 연초 취임한 이석용 제20대 이사장이 중심이 됐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 이사장은 최근 '위기극복 비상대응체제'를 선포했다.
'재무성과관리위원회' 가동도 함께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단계별 전사적 대응방안을 탄력적으로 시행 및 점검할 예정이다.
크게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정했다. 먼저 보증대급금 감축을 위해 보증 심사를 강화하고 부실예상현장을 관리하기로 했다. 보증대금금이 줄면 유동성 비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
영업비용 절감을 위한 전사적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예산 절감 등을 통해 조직운영을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휴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자금운용 규모도 조정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지속가능한 조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무건전성 강화와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부동산 금융 중심 사업 다각화, 조직 효율성 제고 등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표한 재무성과관리위원회의 중점 과제에 대부분이 포함됐다. 부동산 금융 중심 사업 다각화의 경우엔 여신전문금융업 진출을 의미한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조합의 역량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신전문금융업 등 부동산 금융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건설공제조합은 오래전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조합의 사업 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에게 즉각적으로 유동성을 제공해 건설업체들의 부실화를 방지하는 기존 역할에 더 충실해 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조합 구조상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했다"며 "지난해까지는 당기순이익 감소했지만 올해는 신임 이사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방향을 설정하고 위기 대응에 나선 만큼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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