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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미쉐린이 던지고 간 숙제 "별 영향 없다" 불구 "관계단절 자체가 유무형 손실" 지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1-11-10 15:30:50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0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쉐린측의) 의도를 잘 모른다. 우리 실책이긴 하지만 지분 소유자(미쉐린)가 팔고 사는 문제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양측의 관계는 이미 끝난 상태였다. (영업이나 경영 측면에서) 별다는 영향이 없다."

한국타이어 관계자의 말이다. 2대주주였던 미쉐린이 한국타이어 지분을 팔고 나갔으나 양측의 제휴가 이미 유명무실화됐고 주고 받을게 없는 상황이어서 경영과 영업에 별다른 반향을 주지 않는다는게 요지다. 내심 "미쉐린 쯤이야" 하는 자신감이 배어있다.

사실 그간 한국타이어의 성과에서 미쉐린의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006년초 미쉐린이 한국타이어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힌 이후에도 양측의 제휴 관계는 '모래성'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쉐린이 지분을 팔고 나간다 한들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타이어 입장에서 미쉐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았다거나 할만한 게 없다. 미쉐린은 이머징마켓 성장을 보고 한국타이어의 조인트벤처를 추진했으나 한국타이어가 이에 동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능타이어(HP) 및 초고성능타이어(UHP) 시장을 보면 이해가 간다. 굿이어가 각각 16.5%, 15.5% 점유율로 1위이고 미쉐린은 12.0%, 14.0%로 2위다. 한국타이어는 각각 6.0%, 5.0%로 금호타이어와 함께 5~6위를 다툰다. 한국타이어는 2004년만하더라도 점유율 2.5%로 이 시장 15위에 불과했으나 파이어스톤과 던롭 등을 제치고 올라섰다.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기술력 면에서 격차가 좁혀지는 것인데, 여기에 미쉐린이 기여한 바는 거의 없다. 이만하면 한국타이어 자력으로도 세계시장에서 홀로 존재감을 갖고 개척해 볼 여지가 많다.

그러나 전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미쉐린의 존재감은 크다. 모던타이어딜러(MTD)에 따르면 2010년 신차용 타이어 매출 기준 세계 1위는 브릿지스톤(264억달러)이고 2위가 미쉐린(217억달러)이다. 한국타이어는 7위(47억달러)로 미쉐린의 5분의 1 수준이다. 반도체 업종으로 비교하자면 삼성전자와 대만의 군소 업체의 차이 정도된다.

그런 미쉐린이 한참 처지는 업체로 여기는 한국타이어 지분을 처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라는 지적이다. 증권가 한 연구원은 "미쉐린은 100년 전통의 타이어 업체다. 타이어 업황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타이어 2대주주로서 회사의 2~3년 영업 흐름을 빠삭하게 꿰고 있을 것이다. 지금 수준에서 팔고 나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미쉐린이 탐탁치 않아 했던 한국타이어를 버리고 한국타이어의 경쟁업체를 선택하는 것도 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넥센타이어와 금호타이어와의 제휴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이미 중국 업체와 손을 잡고 투자를 시작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2위그룹에서 톱클래스 그룹으로 성장하려는 한국타이어는 의외의 경쟁에 맞딱뜨릴 수 있다.

증권가 같은 연구원은 "한국타이어가 지금보다 배 가까이 성장할 거라고 확신했다면 미쉐린이 떠나진 않았을 것"이라며 "미쉐린이 나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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