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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대체할 새로운 금융상품 찾아라 정부에는 IFRS 적용 유예 요구…상법개정안에 기대감

이상균 기자공개 2011-12-27 15:28:04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7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으로 일대 변화를 겪고 있는 벤처캐피탈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IFRS 적용 시기를 저축은행처럼 늦춰달라는 것이 첫번째 요구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방법이다. 업계에서는 IFRS 적용을 가정해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등 현실적 대응책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을 기다리기 보다 업계에서 살길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저축은행처럼 적용시기 '유예' 요구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2012년 초 벤처캐피탈 회원사와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IFRS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주로 벤처캐피탈에 IFRS를 적용시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협회에서는 상장 저축은행이 IFRS 적용을 5년 유예 받은 것을 롤모델로 삼는 분위기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의 IFRS 적용일을 2016년 7월 1일로 바꾸는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적용 대상은 상장 저축은행 7곳과 이들의 자회사인 비상장 저축은행 9곳 등 16곳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들에 IFRS를 적용할 경우 각종 수치가 형편없이 낮아질 것이란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에 비해 벤처투자 시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정부가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총액은 1조910억원. 비인정투자와 신기술금융사의 투자, 엔젤투자를 합쳐도 1조5000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벤처투자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2조원에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처럼 대형 LP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대에 그친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IFRS 적용을 앞두고 정부에 적용 유예를 요청하고 있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규모가 작아 목소리가 묻히는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내년 4월 시행되는 상법 개정안, '새로운 금융상품 기대'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은 IFRS 적용 유예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상환전환우선주를 대체할 새로운 금융상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내년 4월에 시행되는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주식의 발행이 가능해진다"며 "아직 시행령이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어렵지만 상환전환우선주를 대체할만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의결권 없는 보통주, 특정 사항에 대해서만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 특정 재산으로만 배당받을 수 있는 주식, 무액면 주식이 등장하게 된다. 투자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중소형 벤처캐피탈의 한 임원은 "과거 사례를 되짚어 볼때, IFRS 적용이 된다하더라도 또 다른 활로가 나올 것"이라며 "IFRS 적용을 부정적으로만 봐라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오게 되면 심사역들의 역량 차이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며 "같은 업체에 투자해도 어떤 금융상품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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