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4월 19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성엘에스티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수성기술이 최근 상장 주관사단을 확정짓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했다. 대표 주관은 우리투자증권(이하 우투)과 대우증권(이하 대우)이 맡고 대신증권은 공동주관 역할을 담당한다. 수성기술 주관사단은 오성엘에스티 계열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한국실리콘 상장 대표 주관도 함께 맡고 있다. 주관사단과의 시너지 극대화와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투자은행(IB) 업계의 대표적인 라이벌인 대우와 우투는 한국실리콘에 이어 수성기술까지 공동으로 대표 주관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외견상 금융지주와의 연계 영업을 통해 두 회사 모두 실리를 취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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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수성기술 IPO는 온전히 우투의 몫이었다. 우투는 지난 2009년부터 수성기술 상장 업무를 전담하면서 상장 주관 계약까지 맺었다. 계약 후 빠른 상장을 기대했지만 한국실리콘이 급성장하면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이후 한국실리콘이 다시 전략적투자자(SI)인 에쓰오일로부터 자금 유치에 성공, 자금 조달 니즈가 줄어들자 지난해 말 다시 그룹 IPO 로드맵이 '수성기술→한국실리콘' 순으로 수정됐다.
우투 입장에서는 수성기술에 공을 들인지 4년여 만에 과실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10% 이상씩 지분을 쥐고 있는 오성엘에스티와 한국실리콘 등이 태양광 산업 성장과 함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자 수성기술 밸류에이션도 급등했다. 2010년 상장을 검토할 당시만 해도 수성기술 시가총액은 700억원 내외로 평가됐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기업가치는 최대 3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성기술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던 우투는 내심 단독 대표 주관을 기대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진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수도 많아졌다. 특히 대우증권이 산업은행을 발판 삼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수성기술 계열사인 오성엘에스티, 한국실리콘 등과 오랜 기간 금융거래를 맺으며 탄탄한 영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지난해 오성엘에스티와 한국실리콘이 각각 1000억원과 3000억원을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조달할 때도 산업은행은 대주단에 참여했다.
물론 우리금융지주 계열 우리은행 역시 두 거래에 모두 참여하며 오성 측과 돈돈한 관계를 유지했다.하지만 양 사가 향후에도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서야하는 만큼 저금리 장기 시설자금 대출에 특화돼 있는 산업은행과의 관계가 보다 중요하게 부각됐다. 실제 두 회사는 차입금 운용에 있어 단일 시중은행과의 단기 차입 금융거래는 줄이고 신디케이션 방식의 장기차입 및 국책은행 거래를 늘리는 재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오성엘에스티의 경우 2010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135억원을 지난해 모두 갚았다. 반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과의 단기 차입 거래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또 산업은행으로부터 만기 구조가 10년 이상인 장기대출도 271억원 가량 받고 있다. 한국실리콘도 지난해 금융권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더 낮은 금리로 차입금 리파이낸싱에 나서기도 했다. 동시에 산업은행과의 장기차입 거래를 80억원까지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이 기업 커버리지 전문 조직인 시니어뱅커그룹(SRM)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 전선을 구축하면서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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