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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 절실한 쌍용차, 마힌드라는 '복지부동' 자체 현금창출력과 금융권 신용공여 '불확실'..마힌드라 지원이 '숙제'

김장환 기자공개 2012-05-25 17:22:46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5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마힌드라그룹(Mahindra & Mahindra Limited)을 만나 기업회생절차를 벗어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상하이차의 '먹튀' 논란, 신규 모델의 부재로 이어진 매출부진 등 '악재'를 벗어나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간다.

쌍용차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할 것이란 의지도 내보인다. 당장은 3000억원 규모의 소형 CUV 투자 계획을 밝혔고, 또 신모델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 수요도 남아있다.

그러나 올해 혹은 2~3년 내로 필요한 투자비를 과연 어떻게 끌어올 것인지 그 숙제를 풀지 못한다. 당장 CUV 투자 자금 조달에 대해 "자체 자금으로 투자비를 모두 집행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나 지금의 재무여력에 비춰보면 쉽지 않다. 모기업인 마힌드라의 신용보강이 절실해 보이지만 마힌드라 역시 여력이 없어 '딜레마'다.

◇CUV프로젝트 등 수천억원대 투자 수요

쌍용차는 올해 소형 CUV 프로젝트와 신형 엔진 개발 등에 총 3000억원대 투자를 계획한다. 하반기에는 인도의 조립생산라인 구축 자금도 필요하다. 아직 이사회 승인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신모델 차량 개발을 위한 수천억원대 자금 투자도 고려 중이다.

이는 지난해 투자 총액(2400억원대) 대비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대주주(마힌드라그룹)가 새롭게 들어서고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지도 이제 1년이 지난만큼, 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업체를 따라잡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쌍용차는 필요한 투자자금을 자체 조달로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지난해 출시한 코란도스포츠·코란도C 등 신차 모델의 판매 호조에 따른 매출 증대 및 영업익 개선 추세가 깔려있다. 하반기에는 체어맨W·렉스턴 등의 CKD 및 수출 등을 계획하고 있어 실적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쌍용차는 올 1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측은 "투자금 자체 조달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생각대로 하반기에 자동차 판매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여기서 창출된 영업활동현금으로도 충분한 투자비 마련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 부족한 자금에 대해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내부자금으로 충원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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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 수요 감당할 자체 현금창출력 부족

하지만 쌍용차의 1분기 재무 현황을 보면 이 같은 청사진을 그리기에는 아직까지 불안하다는 점이 문제다. 중요한 EBITDA의 경우 단 5억6000만원에 그친다.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 역시 향후 필요한 투자금을 메워주기에는 현저하게 부족하다. 개별재무제표기준 올 1분기 쌍용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2357억원이다. 국고보조금과 미확정 회생채무로 묶여있는 예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2200억원 정도다. 재무적 관점에서 보유 현금을 투자자금에 '올인'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실제 활용 가능한 현금은 많아야 1000억원대 안팎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록한 EBITDA가 마이너스 297억원이었다는 점에서는 올 1분기 EBITDA의 흑자전환이 분명 긍정적 요인일 수 있다. 향후 국제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증가와 증가된 고정비(임금 등) 등이 복병이긴 하다. 그러나 큰 폭의 실적개선이 이어지지 않는 한, 올 한해 선제적으로 발표한 3000억원대 CUV 투자비에 맞먹는 수준의 EBITDA를 달성하기에도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권 차입 '불가피'..마힌드라의 신용보강 '절실'

결국 쌍용차는 투자비 마련을 위해 앞으로 금융권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대부분이다. 당장 올해 투자비는 3000억원대에 그칠 수도 있지만, 이와 맞물려 2~3년 내에 적게는 8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는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차입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란 지적이다. 우선은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로 신용공여한도를 설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다.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기업의 경우 신규 법인 대우를 받고,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 심사를 거쳐 대출 '가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출 심사를 통과해도 한도액은 턱없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을 고려할 경우 당장 회사로 유입되는 영업현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2009년 말 기준 3569억원에 달했던 총 차입금은 올 1분기 1256억원 수준으로 절반이 넘게 줄였고, 또 같은 기간 179.34%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111.03%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불안한 영업익 흐름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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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만약 대출을 신청하면 신용공여한도를 어느 정도로 잡을 지 다시 신규평가가 필요하겠지만, 현재 재무상태와 사업전망으로 봤을 때는 그리 큰 규모의 차입을 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같다"며 "다만 아직까지 우리 쪽에 신규 차입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지는 않아 심사평가가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얼마다'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를 볼 때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모기업인 마힌드라의 신용보강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금융권에서 마힌드라에 어느 정도 신뢰도를 가지고 있을지는 역시 불투명하다. 또 과연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직접투자 의지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변수다. 마힌드라의 투자 여력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마힌드라는 자사가 확보한 기존 유통망을 통해 쌍용차의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기업 성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투자 자금 지원 방편은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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