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손보, 그린부산창투 분리 매각 추진 경영정상화·구조조정 목적…높은 몸값이 걸림돌
이상균 기자공개 2012-09-17 16:54:55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7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린손해보험이 자회사인 그린부산창투의 분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린부산창투의 장부가를 충족시킬만한 가격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매각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의 경영정상화 및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TFT는 지난 7월부터 그린부산창투의 분리매각을 위해 다수의 인수희망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그린손해보험이 보유한 그린부산창투 지분 81.2%(382만 주)다.
TFT 관계자는 "그린손해보험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회사인 그린부산창투 매각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그린손해보험은 당초 이달 내로 각종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6개월 유예를 받으면서 시한이 내년 3월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별도 매각을 위해 그린부산창투는 사전 작업도 마친 상태다. 지난해 그린손해보험에서 빌린 60억 원을 최근 모두 갚았다.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203억 원 규모의 단기매매증권 중 절반가량을 매각해 상환자금을 마련했다. 작년 12월말 기준 그린부산창투는 넥센 5만2679주(41억 원), 흥국화재 147만9612주(92억 원), 한화손해보험 76만7520주(68억 원), 온세텔레콤 10만 주(5500만 원) 등을 보유했다.
문제는 그린부산창투의 몸값이다. 올해 6월말 기준 그린부산창투의 장부가는 125억 원이다. 현재 예금보험공사의 주도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그린손해보험 입장에서는 장부가 이하의 가격으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향후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마당에 자회사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그린부산창투의 매각가로 125억 원 이상을 지불하는 것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3억 원, 영업적자는 64억 원을 기록했다.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단기매매증권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거액의 손실을 봤다. 벤처캐피탈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인 운용자산도 400억 원에 불과하다.
자회사로 프랜차이즈 업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토마토디앤씨가 있지만 아직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 127억 원, 영업적자 11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회사는 그린부산창투가 46%, 그린손해보험이 3.75%, 그린부울경전략산업투자조합1호가 50.25%를 지분 출자해 설립했다. 자본금은 40억 원이다. 두발미용 프랜차이즈 업체인 블루클럽과 더 블루, 일공공일안경콘택트와 안경나라, 시채널에 대한 상표권과 서비스권을 보유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자본금 50억 원만 있으면 벤처캐피탈을 새로 설립할 수 있는데 125억 원 이상을 주고 그린부산창투를 인수할만한 이유가 없다"며 "그린부산창투는 아직 트랙레코드나 펀드레이징 실력도 인정받지 못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TFT 관계자는 "그린부산창투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협상에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매각 성사 여부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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