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리아나, '직-방판' 등에 업고 재기 성공할까 단일 유통채널에 의존..무차입경영·OEM 등 변화 몸부림

신수아 기자공개 2012-10-04 09:29:19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4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0년대 톱배우 '채시라'의 CF를 앞세워 전성기를 누렸던 코리아나 화장품. 2000년대 초반까지도 3000억 원에 달했던 연매출이 최근 1000억 원 대 이하로 떨어졌다. 고집스럽게 코리아나만의 직-방판 채널을 유지하며, 신성장동력 발굴에 소극적었던 탓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4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어진 경기침체로 2000년대 중반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시대의 흐름을 타고 등장한 저가 화장품이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가 화장품 소비가 회복되며 화장품 시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고가 라인과 브랜드샵을 중심으로한 저가 라인으로 양분됐다.

시장의 변화를 재빨리 읽어 낸 상위권 업체(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들은 넉넉한 자금을 활용해 저가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 등 다변화를 시도하며, 홈쇼핑, 인터넷, 브랜드 샵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구축했다.

코리아나화장품매출구조

그러나 90년대를 풍미했던 코리아나 화장품의 선택은 달랐다. 기존에 주력해 온 직판-방판 채널을 고수했다.

뚝심있는 선택은 도리어 매출하락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10년 전 연매출 3435억 원을 기록했던 코리아나 화장품의 지난해 매출은 1000억 원에도 못미친 982억 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샵이 활황을 맞이한 2000년대 중반 1500억 원 이하로 급감한 매출이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한채 그대로 주저 앉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장품 업체들은 매출이 둔화된 라인을 커버할 수 있는 대체 라인을 찾아 불황 속에서도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며 "반면 코리아나의 경우 채널 다변화의 의지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매출의 80%가 직판-방판 채널을 통해 발생한다. 직판이란 직접 운영하는 '코리아나뷰티센터'를 통해 피부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채널을 의미하며, 방판이란 인적자원을 투입해 각 가구를 방문하며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직-방판의 키워드는 '브랜드 파워'에 있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의 진입이 활발해지고, 품질력을 갖춘 중저가의 화장품이 범람하면서 '브랜드'는 소비시 첫번째의 조건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피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판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인 방판이 기존 소비자 규모를 '현상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리지 못하면 더이상 고객을 끌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매출 하락은 이익 구조의 악화를 불러왔고, 이는 곧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졌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코리아나의 경우 브랜드 전략이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노출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눈에 띄는 제품도 사라졌다"며 "그렇다고 시판에 나서기엔 투자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시장의 변화가 코리아나 화장품이 쉽게 직-방판 전략을 포기할 수 없는 필연적 이유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직-방판 라인은 홍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이 있다. 코리아나 화장품 관계자는 "꾸준한 관리를 통해서 이뤄지는 판매 라인인 만큼, 홍보나 마케팅 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직-방판은 여전히 매출을 견일 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리아나 화장품은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서초 사옥을 매각해 차입금을 청산하며 올 초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 2009년 111%였던 부채비율은 상반기 28%까지 낮아졌고, 유동비율 역시 지난해 말 90%에서 현금 유입으로 인해 상당 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5월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2004년에 세운 중국 톈진법인을 통해 현지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제품을 주문받아 제작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앞서 한국 화장품과 한불 화장품을 비롯한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전성기에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OEM-ODM 사업에 진출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견 화장품 업체들의 OEM-ODM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미 시장에서 지위를 잃어가며 재무적으로 타격을 입은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자금이 대거 들어가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리아나 화장품 관계자는 "신사업 개척 대신 직판에 주력하며 내실을 다진 후 향후 신성장동력을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2012년 OEM-ODM 사업을 통해 부가적인 매출을 창출하면서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벌여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나화장품 10년간 실적 및 주요재무제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