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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액토즈, 아이덴티티와 합병 수순밟나 2차 인수대금 조달도 어려워…퍼블리싱·게임개발로 역할 분담

이상균 기자공개 2012-10-04 15:53:55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4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가 보유한 현금이 아이덴티티게임즈(이하 아이덴티티)를 통해 중국 샨다게임즈로 흘러가면서 이제 다음 수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액토즈와 아이덴티티의 합병이다. 양사는 이미 1년 전부터 합병설이 제기돼 왔다. 합병 시기는 내년 6월 이후로 점쳐진다. 액토즈가 외부에서 빌린 인수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내년 6월이다. 보유 자산 대부분을 이전한 액토즈로서는 아이덴티티의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 10월까지 동원가능한 현금 270억원

액토즈가 아이덴티티 지분 20%를 인수하는 대가로 지불한 금액은 1135억 원이다. 인수 대금은 오는 18일에 600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 535억 원은 내년 10월18일 이내에 지급할 예정이다. 일단 액토즈는 1차 인수대금 600억 원 지급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 한국시티은행에서 3.7% 금리로 빌린 540억 원에 보유 현금 60억 원을 합치면 된다.

문제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2차 인수대금 납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액토즈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4억 원, 기타금융자산은 747억 원 등 총 781억 원이다. 기타금융자산은 정기예금 627억 원과 양도성예금증서(CD) 120억 원 등으로 이뤄져있는데 정기예금 580억 원이 시티은행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여기에 1차 인수대금으로 지급하는 보유 현금 60억 원을 빼야 한다. 한국시티은행에서 빌린 540억 원도 이자 13억 원을 더해 내년 6월까지 갚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내년 10월이 되면 사용가능한 현금이 168억 원에 불과하다.

물론 이 기간 액토즈에 유입되는 현금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액토즈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10월까지 약 100억 원의 현금이 들어오는 셈이다. 즉, 내년 10월이 되면 최대 270억 원 안팎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 2차 인수대금 535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대안으로 액토즈가 매각을 통해 현금화할만한 유형자산도 거의 없는 상태다.

◇아이덴티티, 게임 개발능력 좋아 시너지 충분

결국 액토즈는 2차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서는 외부에 또 다시 손을 벌려야 한다. 1차 인수대금이 빠져나간 이후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위해 담보로 내줄만한 자산도 마땅치 않다.

유일하게 기댈 곳은 아이덴티티뿐이다. 자금지원을 받거나 아예 양사가 합병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액토즈 투자금을 회수한 샨다는 굳이 한국에 계열사를 2개나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계열사 관리 차원에서도 액토즈와 아이덴티티를 합병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액토즈와 아이덴티티의 대표는 모두 샨다게임즈의 전동해 부사장으로 동일하다. 아이덴티티의 대표였던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액토즈의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아이덴티티의 인수를 담당했던 M&A전문가이기도 하다.

액토즈는 아이덴티티와의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도 상당부분 진전시킨 상태다. 지난해 전체 임직원의 30%를 내보내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수익성이 낮은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정리했다. 게임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도 잇달아 분리시켰다. 온라인 게임개발사인 메이유에 이어 스마트폰 게임 자회사인 플레이파이게임즈를 독립시켜 운영 중이다. 사실상 게임퍼블리싱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액토즈는 올해 상반기 기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 2와 3의 퍼블리싱 사업이 매출액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덴티티와 합병이 이뤄질 경우 액토즈에게 부족한 게임개발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덴티티가 개발한 드래곤네스트의 국내 판권도 액토즈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드래곤네스트는 중국내 동시접속자수 50만 명으로 게임순위 10위권 이내에 들어간 인기 게임이다. 아이덴티티 입장에서도 액토즈와의 합병은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힘들이지 않고 우회상장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개발사 모 대표는 "액토즈가 지난해부터 인력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 퍼블리싱 사업 전환 등을 꽤한 것은 결국 아이덴티티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제 합병을 위한 시기조절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해석했다.

아이덴티티 관계자는 "현재로선 액토즈와의 합병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번 지분 매각은 단순한 전략적 사업협력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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