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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적자 행진'에 차입금 급증 '어쩌나' 실적부진 속 올 영업적자 75억..재무구조 악화일로

신수아 기자공개 2012-11-21 16:57:45

이 기사는 2012년 11월 21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기업 신원은 문어발식 확장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했다. 매출 2조원에 재계 순위 29위까지 올랐던 신원은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5년 만에 뼈와 살을 깎아내는 고통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오직 패션사업에만 주력하며, 내수와 수출의 균형있는 사업 구조로 패션업계 강자로 거듭날 준비를 다져왔다.

그러나 최근 부진한 실적에 재무상황도 악화되며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원단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 아직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한 투자로 뜻하지 않은 부진을 감내해야하만 하는 상황이다.

신원은 긍정적인 향후 전망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올 한해를 방어하며 견뎌내고 있다. 신원의 건재함을 증명해줄 것은 실적 뿐이다.

◇ 워크아웃 졸업 이후 내수-수출 균형적 사업 구조 확립, 명품브랜드 도입에 나서

신원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1973년 설립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던 신원은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뼈아픈 구조조정을 거쳐 2003년 5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의류로 출발했으나 1990년대 신용카드와 통신, 건설 등 계열사를 거느리며 확장에 나섰다가 실패를 겪은 후, 오직 본업인 패션업에만 집중해왔다.

설립 이후 수출에 집중하던 신원이 내수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0년 '베스띠벨리' 브랜드를 런칭하면서부터다. 워크아웃전 15개의 브랜드까지 확장시켰으나, 현재는 4개의 여성복과 3개의 남성복, 2개의 해외 수입브랜드를 합쳐 총 9개의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신원은 기업구조조정으로 얻은 교훈을 통해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확장하며, 의류 수출 부문과 내수 패션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적절히 분산시켜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내수가 부진했을 당시 수출부문의 성장으로 대응했으며, 2010년 이후 원자재 급등과 환율하락으로 수익성이 저하가 지속되자 내수 시장이 이를 받치며 버텼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원의 경우 타 패션업계와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른 측면이 있다. 타 업체들이 내수 브랜드면 브랜드 혹은 OEM-ODM 사업 한 곳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신원은 양측을 50대 50으로 균형있게 가져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이후 3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던 매출은 지난해 5300억 원까지 회복됐다. 자신감을 얻은 신원은 최근 '명품 브랜드' 확보에 나서며 브랜드 역량을 넓히는 추세다. 2009년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인 '브리오니(Brioni)'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미국의 청바지 브랜드 '씨위(SIWY)'의 영업권도 인수했다. 또한 최근에는 악어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메오 산타마리아'를 인수했다.

신원_내수수출_매출추이

◇ 현금흐름은 막히고, 차입금은 증가하고

그러나 최근 신원의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저하되고 투자가 늘면서 지난해부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상당폭 하락했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훼손됐다. 올해 3분기에는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실적 부진은 수출 부문의 높은 투입단가와 투자 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0년 이후 원단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신원은 고가에 상당량의 원재료를 확보했다. 올해까지도 당시 확보했던 원단 재고가 투입되며, 생산단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신규 내수 브랜드를 런칭하며 매장 확대 등 초기 비용 발생이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베트남의 생산 설비 증설로 투입됐던 투자 비용이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한 몫했다.

한국기업평가 유준위 연구원은 "올해 설비 증설은 마무리 됐으나,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풀 캐파로 끌어올릴 때까지는 본래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투입비용대비 아웃풋이 높지않다"고 설명했다.

신원 영업이익률 변동추이

이처럼 수익성은 낮아지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도 부진해지며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법인 설립과 생산라인 증설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 상황에서 실적 회복도 지연되고 있어 외부차입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3분기에는 차입금이 19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열악한 수익구조의 해외 현지법인에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해야하는 상황이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국내외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으로 524억 원이 계상돼 있으며, 베트남 1,2법인의 차입금과 관련해선 1300만 달러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3분기까지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신원에게 2012년은 방어하며 견뎌야하는 사이클에 놓여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그렇지만 원재료 가격도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베트남 생산기지도 차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향후 전망은 양호하다.

유 연구원은 "작년과 비교해서 내수 브랜드들의 성장폭이 크지않고, 수출 분야 역시 적자가 나는 상황이어서 서로 보완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까지는 이런 구조가 지속될테지만, 내년에는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부분들이 개선되며, 차입금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에 민감한 수출부문의 안정화가 결국 향후 실적의 '키(Key)'가 될 전망이다.

신원 실적추이 및 주요재무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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