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김은선號 4년' 외형은 커졌지만… 차입금·부채비율 증가 등 재무부담 확대..오너리스크도 부각

안경주 기자공개 2012-12-17 13:47:09

이 기사는 2012년 12월 17일 13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7년 종로5가에 세워진 보령약국이 전신인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맏딸 김은선 회장이 이끌고 있다.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김은선 회장은 계열사인 킴스컴 대표이사와 보령그룹 회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2001년 부회장, 2009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여성다운 부드러움과 꼼꼼함으로 4년째 경영전반을 관장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보령제약 지분 29.32%를 보유한 ㈜보령의 최대주주(45%)로 지배구조도 확실히 다져 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 과제가 남아있다. 외형적으로 성장은 했지만 아직 내실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은 급감했고 차입금과 부채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김은선호' 출범 4년, 외형은 커졌지만…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 김광호 대표이사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2009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실체도 없는 '보령제약그룹'의 부회장이란 상징적인 자리에서 경영에 책임을 지는 중책을 맡았다.

경영권의 완전한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회장이 투톱 경영체제로 나서야할 만큼 보령제약의 여건은 녹록치 않았다. 전문경영인이 나섰지만 마이너스 성장과 업계 성장률을 밑도는 성적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보령제약의 외적 성장을 이끌었다. 김 회장이 회사를 이끌기 직전인 2008년 말 보령제약의 매출은 2000억 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취임 첫해인 2009년 매출액 2678억 원을 기록, 20%까지 끌어올렸으며, 지난해 말엔 308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 약가인하로 경쟁 제약사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과 달리 보령제약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35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감소하는데 그쳤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매되자마자 1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국내 최초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외적으로 약가인하의 타격을 어느정도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적 성장만 했을 뿐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97억 원으로 전년대비 53.4% 급감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42.4% 감소한 62억 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0년 6.98%에서 지난해 3.18%, 올해 3분기(누적 기준) 2.63%로 매년 급락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보령제약의 매출액 대비 시장점유율은 2009년 2.6%였으나 2010년 2.3%, 2011년 2.2%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설비투자 등으로 인한 재무 부담은 커졌다. 미국의약품관리기준(cGMP)에 적합한 공장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2010년 말까지 2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충남 예산 증곡의약단지 생산시설에 340억 원을 투자했다. 그 까닭에 2009년 83억 원에 불과하던 총차입금은 올해 536억 원으로 545.7%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09년 42.55%로 낮은 수준이었으나 2010년 80.23%로 급증한 뒤 2011년 90.18%, 2012년 9월 말 97.67%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을 높이고 있는 점도 단기적으로 악재다. 보령제약은 2009년 5.76%였던 R&D 비율을 올해 3분기 말 기준 9.18%까지 높였다. 1998년 개발을 시작해 12년간 총 500억여 원을 투자해 결실을 맺은 카나브를 계기로 R&D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당분간 재무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수출계약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카나브 이뇨복합제 등이 추가로 출시되면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수익성 면에서도 안정화돼 R&D 비용 확대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주요 재무제표

◇잦은 CEO 교체…오너 리스크 지적도

김 회장의 꿈은 단순히 보령제약을 성장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보령제약을 중심으로 성장한 보령그룹을 한국의 대표적인 '토털헬스케어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보령바이오파마와 보령수앤수, 보령A&D메디칼 등을 설립, 계열사로 추가했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의 잦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 오너 리스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승호 회장의 넷째 딸이자 김 회장의 동생인 김은정 부회장이 이끄는 보령메디앙스가 대표적이다. 아기용품을 주로 생산하는 보령메디앙스 지분 25.22%를 보유한 김은정 부회장은 보령메디앙스 최대주주 겸 경영자로 활약 중이다. ㈜보령이 지분 24.68%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도 안정적이다.

보령메디앙스는 표면적으로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3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3월 취임한 이상희 전 대표이사 사장만 2년 남짓 재직했을 뿐 유승재 전 대표이사 부사장은 2010년 3월 취임해 그 해 12월 사임했다. 최기호 전 대표이사 사장은 201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근무했다. 현재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윤석원 사장까지 포함하면 5년동안 4명의 CEO가 바뀐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은정 부회장이 2006년 부사장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나선 이후 전문경영인들은 오히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그 책임을 물어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 단기적 실적 부진을 이유로 매번 전문경영인이 바뀌는 것은 경영의 안정적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결국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보령제약 등 그룹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