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2월 31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은 국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기념비적인 해다. 연간 공모 회사채 발행액이 100조 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기조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욕구가 커지면서 분기 당 25조 원 씩의 회사채가 쏟아져 나왔다. 이동 통신사들이 단말기 할부채권을 본격적으로 유동화하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늘어난 것도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고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욕구도 회사채 발행시장의 촉매제가 됐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은 국고채와 은행채 대신에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회사채 수요는 점차 장기물과 저(低) 신용등급 회사채로 확대됐다.
회사채 발행절차 선진화의 알환으로 도입된 기업실사와 수요예측 의무화는 빼놓을 수 없는 제도의 변화다. 유명무실하던 회사채 발행 주관사와 인수사의 역할을 정상화하고 발행절차의 투명성을 높여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수준울 높였다.
회사채 만기구조의 장기화가 한층 진전되면서 질적인 측면의 성장도 동반됐다. 은행 차입에 비해 조달금리가 유리한 여건이 형성된데다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험에 대한 기업들의 자각으로 차입구조 장기화가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 회사채 발행액, 사상 첫 100조 돌파…금융위기 이후 2배로 성장
머니투데이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2년 회사채(SB, FB, ABS) 발행액은 원화 기준으로 101조725억 원(FB는 2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11년 98조1337억 원 보다 2조9388억 원 늘었다. 회사채 발행 시장이 2008년 51조5134억 원에서 불과 4년 만에 2배로 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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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은 연초 부터 폭발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다 회사채시장 선진화 방안을 목전에 둔 시기여서 기업들은 미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 물량을 쏟아냈다. 1년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상반기에 조달해 놓으려는 기업들의 재무 전략도 촉매제로 작용했다. 제도 개선 후 당분 간 발행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실적을 쌓으려는 IB들 간 경쟁도 함께 맞물리면서 시장을 키웠다.
타오르던 회사채 시장은 2분기들어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회사채 시장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기업과 IB 모두 불확실성을 회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필요한 자금을 미리 당겨 조달해 놓은 상황이어서 꼭 필요한 차환 자금이 아니면 조달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2월과 3월에 각각10조 원을 넘어섰던 회사채 발행액은 점차 줄어들더니 5월에는 3월의 절반 수준인 5조4500억 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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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월 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면서 발행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유럽발 재정위기 장기화와 중국의 불경기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액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7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웬만한 우량 기업들은 3%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의 자금 조달 욕구는 더욱 커졌고 IB들의 치열한 인수 경쟁이 맞물리면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배정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은행이 2012년 두번 째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10월에는 연 중 최고치인 10조9850억 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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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사채(SB)는 전년 보다 다소 줄어든 58조1767억 원 발행됐다. 금융채(FB)도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한 24조4494억 원 어치가 시장에 풀려 나왔다.
공모 ABS 발행액(주택금융공사 MBS 제외)은 18조4464억 원으로, 지난 해 5조3290억 원의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에 나서면서 ABS 발행액이 폭증했다. 통신사 ABS가 전체 ABS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 5년 이상 장기채 비중, 역대 최대…A급 기업도 5년물 발행
7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 8월 말~9월 초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회사채 시장의 호재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기업들에게는 자금을 조달하기에 최적기였다. 당연히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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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B와 FB 발행량의 43%에 달하는 35조5115억 원 어치가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로 발행됐다. 5년물 이상의 채권이 40%를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도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물 발행에 성공했다. 과거에는 AA급 기업도 5년물 이상의 장기물 발행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A급에서도 5년 만기 이상의 발행이 종종 이뤄졌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한진해운 한솔케미칼 등 등 A- 기업이 5년 이상 만기 채권을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만기 10년 이상인 장기도 3조8700억 원 어치 발행됐다. 전체 시장의 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주로 한국전력 등 공기업 채권이 대부분이지만, CJ제일제당 SK C&C GS에너지 등 AA급 기업들도 10년물 발행에 성공했다. AA-등급인 롯데캐피탈도 10년물을 발행했다.
◇ AA급 회사채가 시장확대 주도…A급 이하 회사채 비중↑
등급별로는 AA급 기업이 44조7581억 원(ABS 제외)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전체 시장의 54%가 AA급으로 발행된 셈이다. AAA급의 초우량 회사채는 전체의 9%인 7조7900억 원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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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로 투자자의 채권 투자 수요가 고금리 회사채로 이동하면서 A급 이하 채권 발행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A급 회사채가 전체의 32%에 달하는 26조2522억 원 발행됐다. BBB급 이하의 기업도 회사채 시장의 5%에 달하는 3조7758억원을 조달해 갔다. A급 이하 채권의 비중이 37%를 나타내며 2011년에 비해 8%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자금 용도별로는 운영자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꼭 필요한 차환이나 시설투자 용도 보다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자금을 많이 조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운영자금 용도는 68조1187억 원으로 전체의 67%에 달했고, 차환 자금이 16조9842억 원으로 27%를 차지했다. 시설자금은 4조7506억 원으로 전체의 5%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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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S 전성시대…발행액 20조 돌파
머니투데이더벨이 별도로 집계한 주택저당증권(MBS) 시장도 2012년에 획기적인 변화를 맞았다.
연초 금융감독 당국은 가계부채 해결 방법의 하나로 장기 고정금리 가계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이후 은행들은 연이어 유동화하기에 적합하도록 규격화한 대출 상품을 내놓고 판매에 매진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은행의 적격대출을 양도받아 이를 기초로 MBS를 발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발행된 적격대출 MBS와 보금자리론을 기초로 발행된 MBS가 2012년에 20조 원을 넘어섰다. 2011년 발행액이 8조22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발행액이 1년 만에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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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대출 유동화에 참여하는 은행도 계속 늘어났다. 처음에는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만 참여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 시중은행 9곳이 적격대출 유동화에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지방은행 4곳도 유동화를 시작했다. 1분기 까지 2~3조 원에 불과했던 분기 발행액은 4분기에 8조 원 수준에 육박했다.
정기적으로 대규모 발행이 이뤄지면서 MBS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층도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와 은행이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고, 연기금과 보험사가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MBS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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