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안살도 인수는 '선택' 아닌 '필수' 경쟁업체 인수통한 원전관련 원천기술 확보 및 시장지배력 확대
이재영 기자공개 2013-01-28 10:32:51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8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전 관련 원천기술 확보'. 이탈리아 발전업체 안살도 인수 협상에 나선 두산중공업의 목표다.두산중공업은 안살도 인수전 개시와 함께 일찌감치 인수 의지를 피력해왔다. 지난해 여름, 13억 유로를 베팅한 지멘스와의 협상이 구체화 되는 듯 하자 두산중공업은 모간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임하며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지멘스의 인수가 일단 불발로 끝나자, 두산중공업은 유럽법인(두산파워시스템유럽)을 통해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인수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도 테크윈을 앞세워 안살도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시장은 두산중공업을 인수후보 1순위로 거론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 두산중공업, 원전 기술 관련 M&A에 지속 관심
두산중공업은 그간 업력을 위한 왕성한 식성으로 관련 업체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불려왔다. 2000년대 초반, 민영화 매물로 나온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산업에 본격 뛰어든 두산중공업은 회사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업체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원천기술의 확보와 업력 확대를 꾀했다.
2006년에는 주요 사업인 발전사업을 위해 보일러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북미, 중국 및 유럽에서 사업을 수행하던 밥콕(Babcock)을 전격 인수하며 자체 설계, 생산이 가능한 보일러 원천기술을 획득함과 동시에 역량강화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이어 2009년에는 중소형 모델부터 대형 모델까지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던 스코다파워(Skoda Poewer)를 인수, 터빈관련 원천기술까지 손에 넣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보일러-터빈-발전기로 이어지는 발전사업의 3대 핵심 원천기술을 모두 보유하며 보일러, 터빈 패키지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더 나아가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등의 인수로 자회사인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의 업력을 강화하며, 식음료, 출판, 무역 등 소비재 위주의 그룹 주요 매출 사업 성격 자체를 중공업 산업군 위주로 재편하며 변화를 넘어선 혁신을 이뤄내기까지 했다.
한편, 원자력사업의 경우 국내 유일의 주기기 공급자 및 주 계약자로서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 현재 국내 원자력 시장의 점유율은 100%로, 두산중공업의 아성은 독보적이다.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소 보일러, 터빈발전기 등의 발전산업 주요 품목에 대해 이미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사업부문별 매출은 70% 가까이 원자력을 포함한 발전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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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수직계열화 및 원천기술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의 위치에 안착한 화력발전 등의 발전사업과 달리, 원자력사업의 경우 아직 20%대의 세계 점유율을 보이며 유럽, 일본업체와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설계 시공, 주요 부품 공급, 운영서비스부터 폐기물 관리까지 원자력 발전 분야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고, 비등수원자로기술, 가압수형원자로기술 등 원전 관련 다수의 원천기술을 보유하며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원전관련 선도기업 안살도는 두산중공업에 꼭 필요한 존재다.
◇ EPC는 수주전…하락한 수주율 극복위해 경쟁업체 인수 카드 꺼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기존 예상치였던 10.5조 원 대비 40% 정도 하향한 6조 원 수준의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과거의 수주로 인해 매출과 수익은 증가했지만 신규수주 저하로 실척추정치 하락이 예상되며 업력 확대가 시급해졌다.
발전산업은 전후방산업에 연관효과가 큰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장기간의 기술개발과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던 고부가가치 주문생산 산업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력 수급을 효과적으로 계획, 통제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전원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어, 민간 부문에만 의존하는 산업에 비해 경기변동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성을 갖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으로 인해 신규 발전소 발주 둔화 및 원전 폐쇄 등이 있었지만 최근 저개발 전력부족 국가 중심의 신규 발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노후 발전소 성능개선 발주 등이 증가함에 따라 발전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원전만큼 효율적인 발전은 아직 없다"며 "충분한 성장세인 원자력사업에서의 선도적 입지 구축을 위해 경쟁업체인 안살도 인수는 시장 지배력 확대 및 기술 확보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살도는 풍력, 지열,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 이미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 중"이라며 "최근 풍력발전 및 석탄복합화력발전(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IGCC),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arbon Capture & Storage, CCS)사업 등에 진출하며 기술개발 및 사업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에게 안살도 인수는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긍정적 시너지 또한 뛰어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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