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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한라공조' 디스카운트 재연될까 시장금리 반영 밴드 설정 긍정적…계열 위험, 한라공조 인수는 '부담'

황철 기자공개 2013-03-14 12:31:26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4일 12: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AA-)는 건설업 중심의 한라그룹 계열사 중 독보적으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지속적인 R&D개발과 해외 현지법인 설립 등으로 재무레버리지가 증가했지만 재무구조를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크레딧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동차부품 제조사로 기술력과 품질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크레딧 측면의 약점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지배기업인 한라건설의 재무악화가 계열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한라공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도 크레딧 시장에서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수급 양호, 민평 기준 금리 제시도 긍정적 전망

만도는 22일 만기 3년, 5년물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 어치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15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첫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배정이 발생한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AA급 채권 수급 상황이나 설정 금리만 보면 순조로운 발행을 예상할 수도 있다. 최근 AA급 회사채는 시장금리에만 부합하면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청약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업 리스크가 있었지만 청약 1조 돌파라는 기념비적 기록을 달성했고 삼성토탈, SK C&C, SK E&S, LG상사, 포스코특수강 등도 연일 오버부킹의 경사를 누렸다. 시장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금리를 제시한 대우인터내셔널과 물량부담이 컸던 GS에너지의 미배정이 오히려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만도는 아예 개별 민평을 기준으로 희망금리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전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비한 조치로 파악된다. 국채 금리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민평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은 것.

만도는 3년, 5년물 모두 개별민평에 -7bp~3bp의 스프레드로 밴드를 설정했다. 최근 동일등급(AA-) 공모 발행물 금리는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이 수준에서 무난히 투자자를 모았다. 개별민평과 비교해 보면 LG유플러스 -2bp, 포스코특수강 -1bp, 롯데하이마트 3bp, 대우인터내셔널 1bp의 금리차를 보였다. 만도가 제시한 수준을 벗어난 곳은 건설업 디스카운트가 작용한 삼성물산(5bp)과 GS건설(24bp) 뿐이었다.

만도

만도의 경우 사업안정성이나 재무구조 측면에서 이들보다 현격하게 평가 절하될 요인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조향·현가장치 부품을 주력으로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주요 수요처로 제품별로 국내 시장의 40%~60%에 이르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범 현대가의 일원으로서 이들과의 파트너쉽도 강한 편이다.

물론 수년간 해외 현지법인 설립, 합작 투자, R&B 등을 진행하며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재무구조의 변화가 신용도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만도의 지난해 연말 개별 기준 총차입금은 5827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2010년 555억 원과 비교하면 10배 가량 증가한 수준. 부채비율 또한 2010년 70.7%에서 지난해 연말 113.6%로 높아졌다. 향후 4년 동안 연평균 3500억 원, 총 1조4000억 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 외부조달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차입금·부채비율의 절대 수준이 아직은 위험스러운 단계가 아니고 연간 2000억 원대의 에비타를 창출하며 투자자금의 상당 수준을 충당하고 있어 신용도에 부합하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라공조 인수, 그룹 리스크는 디스카운트 요인

문제는 영업 외적인 요인이다. 만도는 그룹의 숙원이었던 한라공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분 인수 비율에 따라 최소 1조에서 최대 2조5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궁금히 여길 불확실 요인으로 꼽힌다. 계열의 재무적 협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최소한 1조 원 이상이 들 대형 M&A는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2000억 원 회사채 공모에서 밴드 금리 내에 단 한 곳의 투자자도 유치하지 못했던 것도 한라공조 인수 추진의 여파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시 만도는 밴드를 벗어난 곳에 들어온 400억 원 어치의 신청을 유효수요로 받아들여 상단값보다 6bp나 높은 금리로 발행을 성사한 바 있다. 미배정도 1600억 원 어치나 발생했다.

여기에 모기업 한라건설의 재무융통성 축소는 계열 전체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라건설은 업황 부진 등으로 조달여건이 악화되자 지난해 초 유상증자 1000억 원, 만도 주식 매각(855억 원) 등으로 유동성을 확충했다. 보유중인 만도 지분도 전량 담보로 제공해 크레딧 라인을 설정하고 있다. 당장 모기업에 대한 재무지원에 나서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직간접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도 재무상황이나 신용등급만으로 보면 시장에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며 "희망금리 자체도 최근 우량채 수급이나 시장 상황에서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라공조 인수 추진이나 그룹 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수요예측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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