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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헤지펀드 투자 재개..빛나는 한국운용 우본·교공·행공, 자문계약 위탁사 연속 선정

신민규 기자공개 2013-04-16 09:40:09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6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던 글로벌 재간접 헤지펀드(FoHF) 투자가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띌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운용사 대부분이 손을 뗀 가운데 관련 비즈니스를 유지해왔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요 기관과의 자문계약을 선점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 교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과 싱글 헤지펀드 선정, 재간접 헤지펀드(FoHF) 설정 및 포트폴리오 운용, 사후관리 등을 맡아주는 자문계약을 잇따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공제회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FoHF에 일부 투자하기도 했다.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는 헤지펀드 실사에 따른 비용과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관련 업무를 주로 운용사에 위임해 자문계약을 주는 형태로 투자를 해왔다. 2007년 메이도프 폰지사기 사건으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의 FoHF 투자는 명맥이 끊겼다가 최근 들어 매력적인 대체투자처로 부각되면서 재개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외에 국내에서 업력이 쌓인 곳이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교공·행공과 잇따라 자문계약…우본은 2011년부터 관계

행정공제회(POBA)는 지난 10일 재간접 헤지펀드 자문 위탁사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종 선정했다. 2007년 이후 헤지펀드 투자를 사실상 중단했던 행정공제회가 올해 처음으로 투자재개에 나선 것이다. 행정공제회는 이달말 자산운용위원회를 거쳐 내달 3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초기 집행할 계획이다.

현봉오 사업부이사장(CIO)은 당시 심사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여러개 있었지만 지원자격 요건이 되는 곳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며 "실제 2차 프레젠테이션(PT)에 오른 곳 역시 두개사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행정공제회는 FoHF 자문규모가 2000억 원이 넘고 이 분야 업력이 2년 이상 쌓여야 한다는 점을 자격으로 내세운 바 있다.

앞서 교원공제회는 지난해 11월 메이도프 폰지 사기사건과 관련해 삼성자산운용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3년만에 최종 철회하고 재간접 헤지펀드 투자를 재개했다. 교원공제회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자문을 맡기고 5년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싱글 헤지펀드에 5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당시 소송을 계기로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는 재간접 헤지펀드 상품을 더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은 2011년 상반기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헤지펀드 자문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이후 관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펀드 규모 3억 달러 이상 싱글 헤지펀드 선정계획을 밝히고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가 잇따라 헤지펀드 투자에 나선 것은 기관 대부분이 올해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확대한 가운데 낮은 채권금리를 대체할 투자처를 마땅히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이 낮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한국운용, 운용 프로세스 대폭 쇄신…헤지펀드 애널리스트·FoHF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육성

기관들은 여전히 FoHF투자가 정보 비대칭성이 심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메이도프 폰지 사기사건 이후 신규자금 유입을 한동안 멈춘 것은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던 점이 한몫했지만 국내 투자 프로세스가 개선되지 않은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메이도프 사태 이후 관련 비즈니스를 접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및 운용 프로세스를 전면 수정하는 쪽을 택했다. 2008년 장기 비즈니스로 헤지펀드를 선정하고 새마을금고·알리안츠GI자산운용 출신 서정두 상무와 한화자산운용 출신 양봉진 부장 등을 영입했다.

자리를 바로 잡은 것은 아니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헤지펀드 수익률이 추락한 데다가 2010년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내놓은 CTA 헤지펀드 수익률이 저조해 기반을 잡기가 어려웠다. 금융당국이 FoHF 내에 싱글 헤지펀드를 5개 이상 편입하도록 규제하고 6개월내 시리즈 펀드를 출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내세우면서 리테일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헤지펀드 고객 타겟을 기관투자가로 정하고 리스크와 운용면에서 프로세스를 재정비했다. 과거처럼 FoHF에 자금을 투자한 이후 리포트만 받아보는 식으로는 기관 입맛에 맞는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우선 리스크 관리면에서는 헤지펀드 관련 규정을 만들었다. FoHF에 편입되기 위해서 싱글 헤지펀드는 3년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운용사 업력도 3년 이상 쌓아야 한다. 펀드는 최소 3억 달러, 운용사는 최소 1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고 있어야 한다. 이밖에 영국계 금융자문기관인 올본(Allbourne)파트너스와 자문계약을 맺고 올본이 제시한 헤지펀드 등급에서 C등급 이상이 나와야 한다.

운용파트는 리서치팀과 운용팀으로 나눴다. 타 운용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헤지펀드 애널리스트와 FoHF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자체적으로 육성했다. 운용팀은 리서치를 거친 헤지펀드 풀 100여개와 별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풀을 따로 둬서 관리하고 있다. 헤지펀드 유니버스 내에서 심의를 거친 50여개 정도가 실제 편입된다.

양봉진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스트레티지(GIS)운용부문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글로벌 FoHF 하우스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준비단계"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기관 입맛에 맞는 효율적인 운용 및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안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운용업계는 아직까지 큰손 국민연금이 헤지펀드 투자에 나설 의사를 보이지 않은 데다가 소수 기관만 참여하는 정도라 관련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는 내부 인력을 통해 헤지펀드 관련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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