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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4월 초에는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도 밝혔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체제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지주사 회장 선임 등 CEO 승계 프로그램과 이사회 구성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8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생명보험사 3곳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소속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에 열악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거나, 경영진의 영향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까지 미치는 등 이사회 곳곳에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저해할 만한 요소가 발견됐다.삼성·교보·한화생명 등 생보 빅3의 경우 모두 CEO와 집행임원 등 경영진이 사추위에 소속되어 있다.
교보생명 사추위에는 CEO와 함께 자산운용담당 임원이 참여, 전체 인원(4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CEO가 사추위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사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도 두 명의 대표이사 중 한 명이 그동안 사추위에 참여해왔다. 다만, 이 CEO가 지난달 30일 자로 사임하면서 현재 사추위에 2명의 사외이사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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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등 전문가에 따르면, 사추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등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적격성을 높이려면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관계가 없는 인물을 선임해야 하지만, 경영진이 사추위에 참여하면 사추위 소속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심사·논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경영진이 이사회 의장이나 사추위 의장을 맡는다면 사외이사들이 안건을 제대로 심사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경우, 제도적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각 사별로 CEO가 이사회 또는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사례도 많다. 교보생명 CEO는 이사회 의장과 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로, 사임한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삼성생명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지만, CEO가 사추위·리스크관리위원회·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을 수행한다.
삼성생명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없이 전원 사내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회사의 제반 업무집행을 관리·감독하려는 목적으로, 경영 전략·계획 등 경영, 재산운용에 관한 사항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다. 교보생명의 경우, 유사한 기능의 경영위원회에 사외이사와 사내이사가 50:50의 비율로 소속되어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엔 경영, 재무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전체가 논의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세 곳 중 유일하게 CEO가 보상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이사회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이사회, 사추위 의장을 맡는 것뿐 아니라 다른 위원회에서도 경영진의 영향력이 커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리스크관리위원회에 경영진 입김이 들어가면 안정성보다 리스크를 안더라도 단기 실적을 올리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된 사외이사가 제동을 걸 수 있는 사안도 경영진의 개입으로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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