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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매크로 분석...해외주식 투자기회 발굴" 채광석 한화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

신민규 기자공개 2013-06-04 10:36:40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9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광석 펀드매니저(40, 사진)는 초조했다. 키움자산운용에서 한화자산운용으로 몸을 옮겨 맡은 첫 펀드가 누적수익률 -7%대의 1호 헤지펀드였다. 헤지펀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표매니저가 사임했고 수익률 꼴찌라는 꼬리표가 붙은 펀드였다. 채 매니저는 "스타트를 끊을 때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힘들겠다"라고 생각했다.

채 매니저는 지난해 7월 한화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을 맡았다.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헤지펀드인 에이치앤씨 캐피탈(HNC Capital)에서 아시아 테크롱숏 헤지펀드를 4년반 운용했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동양자산운용, 흥국투자신탁운용, 키움자산운용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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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을 맡아서 마음은 급한데 팀 분위기는 어두웠다. 지난해 3월 대표 매니저 사임후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팀원에는 펀더멘털 롱숏 경험이 있는 장강서 매니저와 퀀트(계량공학) 롱숏 경험이 있는 신정오 매니저가 있었다. 자신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었다.

채 매니저는 펀드의 패인을 전략에서 찾았다. 한화아시아퍼시픽롱숏전문사모투자신탁1호는 퀀트 롱숏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퀀트모델을 바탕으로 성과가 기대되는 종목을 위에서부터 40개 가량 매수(long)하고 나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을 아래에서부터 40개 가량 매도(short)하는 전략이었다. 그는 코스피200종목을 이런 식으로 나눴을 때 중간부류에 낀 종목들의 성향이 모호해질 수 있다고 봤다. 매크로 환경 자체가 보텀업 어프로치를 근간으로 하는 퀀트모델과 맞지 않는 느낌도 1년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급한대로 퀀트모델부터 손을 봤다. 퀀트 대상종목을 기존 80개에서 40개로 압축하고 편입비를 줄여나갔다. 이후 매달 수익을 조금씩이라도 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삼성전자를 저가에 매수하고 선물 매도헤지하는 기본적인 전략부터 모바일게임주를 매수(long)하고 온라인게임주를 매도(short)하는 펀더멘털 롱숏전략도 사용했다. 국내기업 IPO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펀드 수익률은 조금씩 개선됐다.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수익을 올려 11월말 누적수익률 2%대를 기록, 운용 이래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허들레이트(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기준수익률) 7%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꼴찌라는 꼬리표는 일단 떼어낸 셈이었다. 운용 4개월만이었다.

채 매니저는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남과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내 매니저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IPO에 들어갔다. 일본항공(JapanAirlines, JAL)이 작년 9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재상장할 때 조심스럽게 투자를 결정했다.

핑크빛 시나리오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표들이 잘 먹혀들지 않으면서 지난해 12월 한달동안에만 -5% 손실을 봤다. 확신했던 화학주 매도(short) 전략이 빗나갔다. 연말 누적수익률은 결국 -3%대로 마무리했다. JAL IPO 역시 상장후 주가가 갈지자 횡보를 보이면서 주춤했다. 지난해 12월은 대부분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익이 저조했던 달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당시는 펀드 성과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수익률은 깨졌지만 윗선에서는 매니저가 마음이 편한 포지션이면 바꾸지 않아도 좋다고 결론을 내렸다. "더 안빠지게만 하자"는 얘기를 들었다.

포트폴리오를 지킨 결과 수익률은 연초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JAL의 주가가 재상장 이후 무려 30% 이상 오른 게 주효했다. 5월 누적수익률은 5.5%대로 올라섰다. 두번째 플러스 전환이었다. 변동성은 10% 이내로 유지됐다. 상위 5위권 안에 드는 성적이다.

채 매니저는 연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체계적인 전략과 포지션 배분으로 다잡았다. 우선 퓨어퀀트라는 단일전략에서 금융섹터 롱숏전략, 펀더멘털 롱숏전략, 이벤트드리븐 전략, 페어 트레이딩 전략으로 다변화했다. 금융섹터와 펀더멘털 롱숏을 장강서 매니저 책임하에 뒀고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신정오 매니저에게 맡겼다.

그는 전략간 상관관계가 적은 점을 펀드의 장점으로 들었다.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한쪽에서 깨져도 다른 전략으로 수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투자자의 수요에 맞게 전략별로 골라서 펀드내 비중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가 멀티전략을 사용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포지션은 각자 자신있는 만큼 가져가는 식으로 결정했다. 많은 포지션을 가져갈수록 내야하는 수익률도 그만큼 올라갔다. 펀드 자금은 200억 원. 채 매니저는 "펀드 전체 수익률을 큰 틀로 두고 자기 포지션과 자기 목표수익률을 따로 정해서 펀드의 일정 부분을 책임감을 갖고 운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채 매니저는 2013년 국내물에는 매력이 없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살아날지 몰라도 상반기는 크게 먹을 게 없다고 전망했다. 대신 눈에 띈 건 아시아 주식들이다. 특히 엔화 약세를 타고 치솟는 일본증시가 올해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JAL IPO 투자 성공도 해외주식 투자에 자신감을 갖는데 한몫했다.

토요타, 닛산, 브리짓스톤 등 자동차 관련주를 매수(long)하고 섹터에 맞는 한국 주식을 수평 비교해서 매도(short)하는 롱숏전략을 짰다. 결과적으로 매수전략에서 많은 이익을 냈다. 펀드는 지금도 순자산의 일부를 일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채 매니저는 "시장이 커질수록 환이나 상품, 인덱스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매크로 환경 분석을 토대로 한 해외주식 투자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종목은 보텀업 어프로치가 가능하지만 대만, 일본, 중국, 기타 동남아 국가의 주식 등은 매크로 분석을 통해 투자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광석 매니저 약력

△1973년생, 서울 출신
△한국외대 무역학과
△DUKE Univ. MBA
△동양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
△HNC Capital(美) (Hedge Fund)
△흥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키움자산운용 알파운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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