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녹십자생명 그림자' 벗기 녹십자생명 투자 부동산PF 부실정리·보장성보험 집중
강예지 기자공개 2013-09-23 10:45:35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6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실자산 비율, 손해율, 영업이익률 등 현대라이프의 수익성 관리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설립한 보험사로, 중소형사인 현대라이프가 녹십자생명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다.◇ 부실자산 비율 2%, 녹십자생명이 투자한 부동산 PF 등 부실자산 탓
머니투데이 더벨의 2012 회계연도(2012.4~2013.3) 리스크 기준 경영실태평가(RAAS)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부실자산 비율 2%를 기록해 업계 통용 기준선('보통')을 넘었다. 현대라이프의 부실자산 비율은 국내 보험사(0.15~0.53%)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라이프의 부실자산 비율이 높은 것은 녹십자생명이 과거 투자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때문이다. 녹십자생명은 국내 부동산 PF가 호황기를 맞이하던 2000년대 초반 여러 건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일부가 부실 자산화됐고, 이후 녹십자생명 인수와 함께 현대라이프의 부실자산으로 남게 된 것이다.
현대라이프의 전체 자산 규모가 적은 탓에 부실자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면도 있다. 부동산 PF 등 현대라이프에 남은 부실화 자산은 2~3건에 그치는 등 건수로나 절대 수치로는 적은 편이다.
현대라이프는 녹십자생명 인수 당시 우려됐던 부실자산 문제를 해결, 장기적으로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보수적인 방침을 적용해왔다. 상각 규모를 확대하고, '고정' 수준의 자산도 충당금을 쌓는 등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녹십자생명 인수 전인 지난해 3월 말(2.68%)보다 부실자산 비율이 0.68%포인트 낮아지는 등 개선을 보였다.
◇ 소형사의 한계 '규모의 경제'… 저축성 포기하고 보장성 보험 집중
현대라이프는 지난 회계연도 손해율 108%를 기록했다. 생보사의 손해율은 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로 측정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은 경우로, 보험사의 손실을 의미한다.
녹십자생명은 2011 회계연도 들어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는데, 저축성 보험의 위험보험료로는 대신생명보험 시절부터 20년 이상 쌓인 보장성 보험의 보험금을 커버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보장성 보험 계약이 증가하는 동시에 기존에 맺었던 보험의 회차가 경과되면서 사고 확률이 커졌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낮은 보장성 상품을 개발하고, 이러한 상품의 보험료가 유입되어야 원활한 운영을 할 수 있지만, 저축성 보험 집중 등의 원인으로 결국 현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위험보험료란 보험 사고 발생 시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의 재원을 의미한다.
현대라이프의 지난 회계연도 보험영업이익은 2011 회계연도 대비 1522억 원 감소, 영업이익률은 - 3.11%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라이프가 저축성 보험을 과감히 포기하고 보장성 보험에 집중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는 저축성과 보장성 보험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 저축성 보험 판매로 초기 집중된 보장성 보험 사업비를 메우고, 이후 보장성 보험의 규모가 커지면서 저축성 보험금을 커버하는 구조가 통상적 사례다.
현대라이프의 경우, 보장성 보험 특성상 초기에 사업비가 집중되는 점, 신생 보험사로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초기에 투입되는 점 등이 낮은 영업이익률을 설명하는 셈이다. 실제 손해율의 경우, 소폭이지만 종전 회계연도 대비 1.58%포인트 낮아졌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을 포기하고 보장성 보험으로 돌아서면서 보험영업손익이 악화되고 영업이익률이 떨어졌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장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초기 세팅 등의 원인으로 비차(費差)에서는 아직 마이너스지만, 과거 홈쇼핑 판매에서 난 손실 등을 메우면서 사차(死差)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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