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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이어 이재용, 삼성 '승계포석' 밟아가나 제일모직 패션 매각 이어 삼성SDS-SNS 합병..오너 3세와 밀접한 연관

문병선 기자공개 2013-09-27 16:49:06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7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패션사업이 에버랜드로 양도되는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종잣돈'이 될 회사로 일컬어졌던 삼성SDS와 삼성SNS(옛 서울통신기술)가 합병키로 했다. 일련의 삼성 계열사간 거래는 삼성그룹이 후계 승계 작업에 착수했음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SDS는 27일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삼성SNS를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순위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삼성SDS는 추후 기업공개(IPO)를 하면 이 부회장의 승계 '종잣돈'이 될 기업으로 거론돼 왔다. 삼성SNS 역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비슷한 용도로 이 부회장이 활용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는 건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에 변화가 온다는 것이고 이는 곧 삼성그룹이 후계승계 작업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재계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SDS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거래의 목적은 ICT(정보통신융합) 사업의 시너지를 위한 거지만 궁극적 목적은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이 있음을 삼성SDS 내부 임직원들은 모두 짐작하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부회장의 승계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보고 있고 이번 삼성SNS와의 합병은 그 시작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부를 1억500억원을 받고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는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경영하던 사업부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8.37% 보유한다. 패션사업부가 에버랜드로 넘어가게 되면 이 부사장은 주주로서 책임을 지고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추후 분할 등을 통해 독립해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이 역시 후계승계와 밀접한 거래로 인식돼 왔다.

불과 일주일도 안돼 삼성측에서 밝힌 일련의 거래는 모두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과 연관돼 있다. 범 삼성가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그룹 3세 경영자와 연관된 거래들로 이건희 회장이 모종의 결심을 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에서는 이런 후계 승계 가능성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재계에서는 추후 같은 맥락의 자본거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최소한 삼성그룹내 건설 사업체간 사업재편이 이어질 수 있는 거래로 받아들여진다. 건설 사업체들은 현재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세 자녀 중 누구에게 돌아갈 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부진 사장의 경영 행보에 변화가 올 수 있는 거래라는 점에서 이 또한 후계 승계의 정지작업으로 분석됐다.

이날 발표된 삼성SDS 및 삼성SNS간 합병 거래는 삼성을 바라보는 이런 재계의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재료다.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SDS 지분을 기존 8.81%에서 11.26%로 2.45%포인트 늘린다. 삼성SDS 주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지분율이 늘어난다. 삼성SDS는 추후 IPO에 나서 이 부회장의 자산 현금화에 모종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만 보면 IT계열은 이재용 부회장이, 건설 분야는 이부진 사장이, 패션 사업은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지분 관계가 다소 복잡해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잇단 움직임은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 삼성과 관계를 맺지 않는 곳은 손으로 꼽힌다. 삼성그룹이 만일 추측대로 후계승계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면 승계가 완료될 때까지 여러 자본거래와 더불어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몰 고 올 수 있어 주목하는 것이다.

범삼성가 다른 관계자는 "삼성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 대부분 기업이 관심을 갖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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