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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깜짝' 활기 불구 IB 수익성 영향 無 자본시장법 개정+지주사 전환 이슈 등 일시적 배경...유증·ELB 견인

한형주 기자공개 2013-10-01 14:02:16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1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침체가 지속된 데 따른 기저효과인가. 2013년 3분기 누적 기준 주식자본시장(ECM)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개별 기업 지주사 전환 이슈 등 일시성 요인으로 인해 반짝 활기를 띤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아울러 주관사가 참여한 ECM 거래는 여전히 부진해 IB 하우스의 수익성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30일 머니투데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3년 3분기(누적) ECM에선 총 756건, 20조 8865억 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다. 전년 동기(17조 2550억 원, 687건) 대비 21% 증가했다. 이같은 개선세는 전적으로 올 3분기 시장 활성화에 기인한다. 지난 상반기까지 ECM 규모가 12조 5215억 원(47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3조 1152억 원, 473건)에 못 미쳤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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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개별) ECM의 총 거래금액은 8조 3650억 원(283건)으로 전년 동기(4조 1397억 원, 214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프로덕트별로 기업공개(IPO)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발행 거래가 급증하며 전체 시장을 떠받들었다.

하지만 3분기 누적으로 ECM에서 주관사가 참여한 거래건수는 56건으로, 거래금액은 1조8074조 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건수는 1건 줄었고, 거래금액은 846억 원 가량 늘었다. 딜 가뭄에 시달렸던 지난 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증권사 IB 수익성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월드 '조단위' 유증, 시장 견인

2013년 3분기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5조 1130억 원, 거래 건수는 12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 8670억 원, 115건) 대비 170% 이상 급증한 규모다. 이에 따른 누적치는 13조 3146억 원(384건)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9조 5313억 원, 388건)보다 크게 늘어났다. 유증 부문은 ECM에서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61%에 달할 정도로 전체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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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업별로 살펴 보면 올 3분기 조 단위 증자를 단행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한국타이어월드는 지난 7월 일반공모 증자를 통해 1조 2593억 원을 조달했다. 3분기 뿐 아니라 올 들어서도 가장 큰 규모의 거래다. 한국타이어월드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타이어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결정했다.

그밖에 △SK인천석유화학(8000억 원) △동부팜한농(3284억 원) △한진해운신항만(2800억 원) △포스코특수강(2500억 원) 등도 굵직한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 중 주관사가 낀 거래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3자 배정 형태로 진행됐거나 증권사가 모집주선만 담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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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한국타이어 증자 거래에 참여한 우리투자증권도 주관사가 아닌 모집주선사였다. 또 3분기 유상증자 주관 순위 상위에 랭크된 대우증권과 대신증권도 게임빌(621억 원), 대성산업(526억 원) 등 1000억 원 미만 규모의 거래만 수행했다. 유증 거래가 활발했음에도 불구, 정작 트랙레코드(주관 실적)가 필요한 증권사 입장에서 영양가(?) 있는 딜은 없었다는 평이다.

◇BW·CB 발행 '봇물'..자본시장법 영향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ELB 발행 거래가 들썩인 것도 3분기 ECM 호조에 일조했다. 8월 29일부로 분리형 BW를 못 찍게 되자 막차를 타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이 기간 집중된 까닭이다.

2013년 3분기에 BW는 총 121건, 1조 814억 원 규모로 발행됐다. 발행금액과 건수 모두 지난해 3분기(7180억 원, 55건)를 크게 웃돌았다. 누적치로도 전년 동기의 1조 9412억 원(187건)보다 31%가량 증가한 2조 5564억 원(279건)을 나타냈다.

하지만 거래 건수가 급증한 만큼 기업별 발행금액이 1000억 원대에 이르는 큰 딜은 없었다. 가령 3분기 BW 발행 규모 순위에서 공동 1위를 기록한 매일유업과 한국콜마는 사모로 각 5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딜 주관을 맡은 증권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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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일부 기업들 간에는 CB를 대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일었다. 그 속에서 LG이노텍이 3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 CB 거래가 해당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우투증권이 딜을 단독 주관했다. 우투는 이로 인해 3분기(누적 포함) 리그테이블에서 CB 및 ELB 주관 부문 1위로 뛰어 올랐다.

CB는 2013년 3분기 총 6582억 원(23건) 어치가 발행됐는데 이 중 LG이노텍의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가량에 달했다. 올 3분기 CB 거래 규모는 전년도 같은 기간(1976억 원, 29건)에 비해 233% 급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1조 3191억 원(51건) 규모로 1년 전(7314억 원, 68건)보다 역시 큰 폭 증가했다.

EB 발행은 2013년 3분기 ECM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거래 비중은 0.05%로 전체 프로덕트 중 가장 낮았다. 발행금액은 45억 원, 건수는 2건에 불과했으며 주관사가 들어간 거래도 없었다. 코스닥 상장사인 네오티스와 유가증권시장 법인인 대원화성이 EB 발행으로 각각 35억 원, 10억 원을 조달했다.

◇블록딜, 분기 막바지 '기지개'..포스코 등 빅딜 쇄도

2013년 3분기엔 총 5건, 1조 3902억 원 규모의 블록세일 거래가 성사됐다. 전년 동기(1조 2330억 원, 6건)보다 12.74% 늘어났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 1931억 원, 18건)보다 32.4% 줄어든 2조 8339억 원(12건)을 기록했다.

6월부터 8월까지 거래가 전무하던 블록딜은 3분기 막판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9월 초 CJ제일제당의 삼성생명 주식(3038억 원) 매각을 기점으로 SK네트웍스(632억 원), 신도리코(746억 원) 지분도 블록세일로 매매됐다. 또 최근엔 포스코가 8073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외에서 매도해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블록딜로 랭크됐다.

3분기 블록딜 부문에선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BNP파리바, BofA 메릴린치, 노무라증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주로 주관사로 활약한 가운데 토종 하우스인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IPO 침체 지속...대형 딜 '전멸'

IPO 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를 이어갔다. 2013년 3분기 IPO 규모는 1174억 원(7건)으로 지난해 3분기(1239억 원, 9건)보다 약 5% 줄었다. 전체 ECM 대비 거래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5828억 원, 19건)에 큰 폭 미달한 3682억 원(20건)을 기록했다. 특히 8월엔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않았다. 올 들어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것과는 별개로 증시 입성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는 여전히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상장을 계획했던 대기업들이 몸을 움츠리는 현상도 여전했다. 이에 따라 대형 IPO 딜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3분기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KG이티에스로 발행금액이 308억 원 수준이었다. 이 기간 상장한 7개 기업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DSR(160억 원) 한 곳에 그친다. 지난해 IPO 시장 환경도 열악했지만 올 들어 침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워낙 침체된 상태에서 특정 이슈 등으로 일부 거래가 활기를 띤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고 있다"며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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