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한섬, 해외 브랜드 수익성 '대조' 해외 브랜드 경쟁적 확장 ..매출 기여도 신세계 50%, 한섬 10%
신수아 기자공개 2013-10-15 10:22:37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1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이 '해외 브랜드' 영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닮은꼴 행보를 보이는 두 업체의 상반된 수익 구조가 눈길을 끌고 있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수 경기 침체 속 해외 브랜드 영입이 줄을 이으며 각 패션업체의 수입 브랜드 수가 내수 브랜드 수를 훌쩍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해외 브랜드가 35개로 내수 브랜드(8개)의 4배를 넘어선다. 한섬의 경우 총 15개의 브랜드 중 9개가 해외 브랜드다.
올해 초까지 총 33개의 해외 브랜드를 보유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은 최근 '로에베'와 '프로엔자 스쿨러'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며 브랜드 수를 늘렸다. 한섬 역시 지난해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넘겨받은 해외 패션브랜드 '올라카일리'와 '쥬시꾸띠르'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발리·이로·엘리자베스&제임스·일레븐티' 등 총 4개의 브랜드와 독점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 의류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해외 브랜드의 성장률은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불황을 극복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외 브랜드 수입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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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업체의 해외 브랜드 매출 기여도는 현저히 차이가 난다. 먼저 신세계인터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이 해외 브랜드에서 나온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은 7883억 원. 이 가운데 49%에 해당하는 3842억 원을 해외 패션 사업부가 올렸다. 올해 1·2분기 상황도 유사하다. 1분기와 2분기 해외 패션 사업부의 매출은 각각 882억 원, 901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을 감안할 때(1분기 : 1844억 원, 2분기 1802억 원) 각각 48%, 5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외 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더욱 크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332억 원으로 이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286억 원은 해외 브랜드의 몫이었다. 특히 지난 1분기 국내 패션 사업분은 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해외 패션 사업부는 5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신세계인터의 적자 전환을 방어했다.
한섬의 경우는 브랜드 수는 과반수를 넘어서지만 매출 기여도는 10% 수준이다. 지난해 끌로에를 비롯한 한섬의 해외 수입 브랜드가 올린 매출은 694억 원으로 전체 매출(4896억 원)의 15%에 그쳤다. 추가 브랜드를 속속 영입한 올해 1·2분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분기 한섬의 매출은 1185억 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 수입 브랜드의 매출은 124억 원에 불과하다. 2분기 역시 전체 918억 원 가운데 14%에 해당하는 126억 원 만이 해외 수입 브랜드의 매출이다. 한섬의 경우 영업이익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아 수익성 기여도를 확인할 수 없다.
특히 한섬의 경우 지난해 '지방시와 '셀린느'의 판권을 신세계인터에 빼앗겼다. 이어 '발렌시아가' 역시 직진출을 선언하며 한섬의 품을 벗어났다. 이미 국내에서 충분한 인지도를 쌓고 있었던 세 브랜드의 매출은 전체의 10%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업체의 명암이 갈리는 이유는 브랜드 전략과 맞물린다. 한섬의 경우 타임·마인·SJSJ 등 자체 여성복 브랜드가 강하다. 반면 신세계인터의 모태는 신세계백화점의 해외 명품 브랜드 사업부였다. 최근 몇 년 사이 내수 브랜드와 생활용품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균형을 맞췄다. 두 업체는 태생적으로 다른 곳에 강점을 두고 있다.
또한 국내 수입 브랜드 시장에서의 성패는 누가 먼저 유망한 해외 브랜드를 발굴해 얼마나 탁월하게 전개시키느냐에 달렸다. 즉 유통망 확장을 위한 경쟁이 주를 이룬다. 신세계인터의 경우 처음부터 신세계백화점에서 아울렛까지 이어지는 유통망을 갖추고 브랜드 전개 초기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섬은 최근에서야 국내 굴지의 유통망을 갖춘 현대백화점 그룹에 인수 됐다. 또한 M&A 시장에 나온 이후 오랫동안 인수 주체를 만나지 못하면서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는 효자 노릇을 하던 해외 브랜드(지방시, 셀린느, 발렌시아가)의 이탈을 가속화 시킨 결과를 낳았다.
비록 현재 두 업체의 해외 브랜드의 매출기여도는 명암이 엇갈리지만, 업계는 이들 업체가 해외 브랜드를 통한 사세 확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패션 업계의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유통 사업을 갖추고 있어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의 수입 브랜드 시장도 과거보다 상당히 포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 등 다양한 루트에 성장의 포인트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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