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15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모델 포트폴리오의 복제율을 높이고 매매 회전율을 가치투자 운용사 수준으로 낮추는 데 힘을 쏟았다. 운용업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악화와 지속적인 환매를 막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이었다.그동안 개별 펀드에 대한 모델 포트폴리오 적용은 권장사항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매니저들의 무리한 단타매매가 자산운용사의 고질적인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런 조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이 운용사가 한때 스타매니저의 산실로 불렸던 점을 감안하면 시스템 위주로의 변신이 자칫 스타매니저의 발굴과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실제 운용을 담당하는 CIO나 매니저보다 모델 포트폴리오 판단의 근거가 되는 리서치 쪽에 힘이 실리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 강해지고 있다.
운용사가 매니저들에게 모델 포트폴리오를 따르도록 하고 그밖에 매매를 최소화하도록 했다는 것은 매니저 자율에 맡겨서 생길 수 있는 변수를 가급적 줄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불황에 가급적이면 안정적으로 운용해 가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운용사의 색깔이 분명해지는 동시에 펀드간 유사성이 높아지면서 매니저의 개성은 찾기 힘들어지는 꼴이다.
물론 모델 포트폴리오가 최고투자책임자(CIO), 리서치, 애널리스트, 매니저들이 함께 참여한 투자전략회의에서 나온 산물인 점을 감안하면 매니저의 색깔이 아예 배제됐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일선 매니저들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쉽사리 반영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난세에 주도권이 리서치 쪽으로 넘어갔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익률이 장기간 악화돼 더이상 개별 매니저의 판단에 의지하기 어려워진 점이 작용했다.
어느 쪽 편을 들기에는 늦은 것 같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형 운용사가 체질개선에 성공하면 다음 감원대상은 매니저들과 밀접했던 증권사 브로커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매니저들의 입지가 줄어든 만큼 증권사 브로커들이 설 곳도 덩달아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반대로 강하게 밀어부치는 리서치 헤드가 단명할 가능성도 있다.
매니저의 협조가 없다면 결국 시스템 위주의 운용도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개별 매니저나 CIO에게 맡겨서도 안되고 리서치 헤드에 맡겨서도 안된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확인한다면 앞으로 운용사가 설 공간 자체가 없어질 지도 모른다. 스타 매니저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리서치 헤드와 CIO, 매니저 간 궁합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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