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경영권 사수 트라우마' 극복할까 오너가 지분율 37%로 높아..잇단 경영권 위협 탓 지주사 '속도'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6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인 일동제약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동제약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가 지닌 경영권 불안감이 크다는 평가다.
이번 지주사 전환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에서 우호 지분과 비우호 지분을 명확하게 가리는 동시에 향후 경영권에 도전을 받는 상황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원영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37.04%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지난 2월 장외매매 방식으로 과거 주요 주주 중 한명이었던 안희태 씨 외 1인으로부터 보통주 175만 주(약 7%)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급증했다.
일동제약 오너일가가 안희태 씨의 지분을 사들인 것은 경영권에 대한 위협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일동제약 임원의 자제로 알려진 안희태 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일동제약 지분으로 오너일가의 굵직한 경영 이슈에 자주 제동을 걸었다.
지난 2009년 일동제약의 자회사 일동후디스의 지분 보유 문제를 두고 안희태 씨와 일동제약 오너일가가 충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희태 씨는 당시 2005년 일동후디스가 유상감자를 하면서 일동제약의 지분율은 줄어든 반면 오너일가와 일부 임원들의 지분이 늘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안희태 씨와의 마찰 외에도 또 다른 주요 주주인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적대적 M&A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설이 퍼지면서 경영권 사수에 대한 일동제약의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결국 시세에 20% 가량을 더 얹어서 안희태 씨 지분 일부를 인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본인의 개인회사 씨엠제이씨를 통해 지분을 인수하는데 240억 원을 들였다. 안희태 씨의 주식 1주당 1만3700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당시 계약일 종가가 1만135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1억 원이 넘는 추가 자금을 들여 지분을 사온 셈이다. 씨엠제이씨는 일동제약 주식 370만 주를 담보로 잡고 현대증권에서 전액 차입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일동제약은 향후 또 발생할지 모를 경영권 이슈를 원천봉쇄 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요 주주로 있는 녹십자(15.35%), 이호찬 등 개인주주(12.74%), 피델리티(9.99%) 등이 연합하면 경영권 위협이 가능한 상황이다. 안희태 씨는 일동제약 오너일가에 지분을 넘기고 현재는 8.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번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그간 적대적 M&A를 노리고 있다고 알려진 비우호 지분을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1월 24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참석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표를 던져야 하고 이것이 전체 발행주식 총 수의 3분의 1이 넘어야 안건통과가 가능하다. 일동제약은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물밑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전환 관련 입장에 대해 일동제약 측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는 사실 외에는 추가적으로 줄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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