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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한진해운 영구채 지급보증 어렵다" 최은영 회장·금융당국 요청에도 '회의적' 반응

안경주 기자공개 2013-10-21 09:32:47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7일 1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추진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직접 시중은행장을 만나 설득했고, 금융당국까지 지원에 나섰지만 시중은행들은 '지급보증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요인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바뀌기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최근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만나 영구채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4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영구채 지급보증 경험이 있는 두 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영구채를 발행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급보증 은행으로 참여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최 회장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지급보증이 어렵다는 방향으로 내부방침을 잡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순우 회장과 최은영 회장이 면담을 가진 이후에도 한진해운 영구채 지급보증과 관련해 변화된 입장은 없다"며 "두산인프라코어 이후에 내부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더 이상 영구채 지급보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급보증에 대해 긍정적 검토를 요청받았지만 내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해운사의 영구채 지급보증에 대해 긍정적 검토 요청이 있었지만 내부 절차 등을 거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며 "현재까지 (지급보증과 관련해) 별도의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회의적인 분위기가 더 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구채 지급보증이 일반 여신지원과 달리 에쿼티투자 성격이 강해 고려해 볼 사항이 많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해운업종 자체의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회의적인 분위기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회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국가기간산업에 대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최종 결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영구채 지급보증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두 곳 모두 한진해운으로부터 지급보증 요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 한진해운으로부터 지급보증 요청을 받았다고 알려졌지만 현재 (요청이) 들어온 것이 없다"며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급요청을 받더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때부터 영구채 지급보증을 검토했지만 '불가'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며 "해운업종에 대해선 별도로 리스크관리에 나서고 있어 기존의 익스포저(Exposure)를 줄이지 않고 신규로 늘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가 적어 현실적으로 지급보증에 나서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회수 가능성이 낮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불가' 원칙을 고수하면서 한진해운의 영구채 발행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보증규모를 분산시키기 위해 다른 은행 2곳의 지급보증 확약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급보증을 피하는 상황에서 산업은행 단독으로 실행하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강력한 요구나 해운업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현재로는 한진해운의 영구채 발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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