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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 목표' 현대글로비스, 순항 조건은 투자금 조달 및 글로벌 화주 유치..."M&A 계획 없다"

김익환 기자공개 2013-10-24 10:50:53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3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2020년까지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글로벌 화주를 유치하고 500척의 선단을 운영한다는 게 그 골자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로 순항을 하려면 몇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막대한 투자금과 글로벌 화주를 유치해 적잖은 장기운송계약을 따내야 한다.

◇ 수조원대 투자금 조달?...계열사 수혜도 예상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2일 해운사업 비전을 발표하면서 현재 70척인 선대(자동차 운반선 50척, 벌크선 20척)를 2020년까지 500척(자동차운반선 100척, 벌크선 400척)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기존 현대차의 자동차 운송에 편중된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벌크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셈이다.

자동차운반 전문선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해운사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글로비스가 계획한 선단 확충 규모는 현재 현대상선(6월말 기준 용선 및 사선 162척 운영)과 한진해운(3월말 기준 용선 및 사선 234척)이 운영하는 선박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려면 충족해야 할 사안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투자금 조달이 문제다. 중고선인지 신조선인지와 용선과 사선의 비중에 따라 투자액수가 다르지만 500척의 선단을 운영하려면 최소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글로비스 1호 신조 벌크선 글로비스 어드밴스호
*현대글로비스 1호 신조 벌크선 글로비스 어드밴스호

글로비스의 현재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투자금은 아니다. 2012년과 2011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6803억 원, 5164억 원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내부거래 일감을 바탕으로 연간 5000억~7000억 원의 현금창출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7년간 수조 원대 투자금을 준비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는 않다. 통상 선박매입대금의 50~90%를 선박금융을 비롯한 외부차입금으로 조달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글로비스의 대규모 투자에 따라 계열사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수조원의 선박금융을 비롯한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선박금융 강자인 계열사 HMC투자증권을 주요 자금 조달창구로 삼을 여지가 높다. 아울러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도 글로비스 선박 수주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선단확충을 위한 M&A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김진옥 현대글로비스 해운사업실장(전무)은 "해운사 M&A가 쉽지 않고 글로비스가 인수한다고 하면 말이 많아서 해운사 M&A 계획은 없다"며 "선단 확충은 신조선을 할 수도 있고 중고선을 매입할 수도 있고 장기용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화주 유치 착수...배선령 전 사장 등 영업인력 영입

글로벌 선사로 성장하려면 글로벌 화주도 유치해야 한다. 400척의 벌크선을 투입할 장기운송계약이 있어야 선박을 제때 운영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글로비스는 현대오일뱅크와 2014년 7월초부터 2024년 6월말까지 10년간 원유를 수송하는 장기운송계약(CVC)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12월 28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CVC로 발생하는 매출규모는 1조1110억 원으로 예상된다. 장기운송계약의 기반을 닦았다고 볼 수 있다.

글로비스는 글로벌 화주 계약을 확대하기 위해 △ 중국-남미-유럽 구간 철광석 및 석탄 운송계약 확대 △ 발레, FMG, 앵글로아메리카 등 글로벌 화주사 영업 강화 △ 제품선 및 LNG 가스선 사업으로 역량 확대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야밀프로젝트 등 북극항로를 통한 에너지 수송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유럽의 여름철 에너지 소비가 많지 않아 저렴한 편이라 이때 유럽의 에너지를 매입해 북극항로를 통해 중국, 일본 등에 스퐛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최대 화주 가운데 하나인 포스코와의 관계는 고민이다. 현대글로비스의 계열사이며 포스코의 경쟁자이기도 한 현대제철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그 까닭에 현대글로비스는 포스코와의 운송계약 등 단 한건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포스코와의 운송거래를 하기 위해 계속 의사를 타진 중"이라며 "국내 발전사 유연탄 수송계약, 말레이시아 발전소, 중국 제철소 등과 계약을 꾸준히 추진하며 장기운송계약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망 확대를 위한 외부 인력 수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배선령 STX 팬오션 전 사장이 현대글로비스 비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STX팬오션 이성철 전 대형영업선 2본부장과 STX팬오션 미네랄팀 인력 일부도 글로비스로 옮겨 영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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