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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영구채 발행에 퇴직연금 '꺾기(?)' 논란 "퇴직연금 무기로 영구채 투자 종용"

임정수 기자공개 2013-11-19 08:49:4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5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을 내세워 일부 보험사에 영구채 투자를 종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영구채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일부 보험회사 퇴직연금 담당자들에게 투자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퇴직연금 담당자들에게 영구채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향후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서 배제하거나 사업자를 교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담당자들이 해당 보험사의 투자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사 간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롯데쇼핑 측의 요청은 보험사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날 발행되는 롯데쇼핑 영구채에는 동양생명 KB생명 동부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의 보험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보험사들이 계열 또는 관계 증권사에 롯데쇼핑 영구채에 투자하는 보험사가 어느 곳인지 알아오라고 요구해, 증권사 세일즈(sales) 부서들이 다른 보험사의 영구채 투자 결정 여부를 수소문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포스코도 올해 상반기에 1조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과 같은 방법으로 대형 보험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포스코의 영구채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줄줄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1조 원이 넘는 투자 수요가 모였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퇴직연금을 무기로 보험사에 투자를 강요한 것은 시장에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롯데쇼핑이 포스코가 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과 같은 대기업 그룹의 퇴직연금 사업자는 보험사들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계약"이라며 "대부분의 보험사에 퇴직연금 물량을 주고 있어 영구채 투자 여부로 퇴직연금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것은 강압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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