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1위 녹십자, 해외서도 '선방' [제약업 리포트] 후발업체 증가로 해외 공략..올 수출 4000만달러, 전년比 260% 급증
장소희 기자공개 2013-12-26 08:09:02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4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백신제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는 녹십자가 해외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특수 이후 경쟁업체들이 늘자 일찌감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덕분이다.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올들어 11월까지 사상 최대인 약 4000만 달러 규모의 백신제제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60% 성장한 수치다. 이중에서도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을 각각 2400만 달러, 1700만 달러 수출해 성과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국내시장에서 신종플루 특수가 끝난 것이 녹십자가 해외시장을 노리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수출 비중은 신종플루 유행이 잦아든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에는 백신제제로 150억 원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13% 가량을 채웠고 이듬해인 2012년에도 전체 매출의 13%에 해당하는 172억 원을 백신제제 수출로 벌었다.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백신제제 수출 비중을 24%로 늘려 308억 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신종플루 백신 수요가 많았던 2009년과 2010년까지는 수출 비중이 각각 5%와 7% 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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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특수로 시장에 후발업체들이 진출하게 된 것도 녹십자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 계기가 됐다. 녹십자는 유정란을 활용한 백신제제 사업을 50년 이상 해오며 독보적인 선두업체로 자리잡았지만 후발업체들이 나타나며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상황에 놓였다. 신종플루를 겪으면서 정부가 백신 자급률을 80%까지 올리겠다고 선언해 백신 허가에 적극 나선 영향도 컸다.
이 과정에서 크게 성장한 것이 SK케미칼의 백신사업이다. 완제품 생산 기준으로는 현재 녹십자와 점유율이 비슷하다.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나 일본의 카케스켄(Kaketsuken)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자회사로 두고 있던 동신제약을 합병하면서 백신 사업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완공된 안동 바이오단지 내 백신 생산설비로 연간 1억4000만 도즈 규모 백신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도 올해 식품의약처에서 발표한 인플루엔자 백신 국가출하승인 현황에 따르면 국내 업체로는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일양약품, 동아에스티 등이 백신을 생산하고 있고 사노피파스퇴르, 한국노바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이 생산한 완제품도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공급업체들이 늘어난 만큼 시장경쟁과 가격인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종플루 특수를 누리기 위해 백신사업에 나선 곳들이 상당수"라며 "당시 사업을 시작한 곳들이 생산하는 백신이 현재는 공급 과잉 상태라 단가인하도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녹십자는 오랜 기간 백신을 연구하고 생산해왔던 덕에 신종플루 대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국내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에도 빨리 나설 수 있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원료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제제 사업이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었다"며 "원료생산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 진출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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