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청기와주유소 팔아 '앓던 이' 뺐다 과거 매각 불발·소송전 줄이어...매각가격도 더 높아 '만족'
장소희 기자공개 2014-01-09 09:59:42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7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홍대 청기와주유소 부지를 롯데에 매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앞서 2010년부터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계약을 해지하고 소송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탓이다. 매각 가격도 이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인 600억 원 대에 성사됐다.7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달 24일 호텔롯데와 롯데자산개발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보유 중인 서울 마포구 동교동 160-5번지 옛 청기와주유소 부지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630억 원 가량이다.
청기와주유소는 SK에너지에게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이 1969년 국내 최초로 세운 현대식 주유소이자 SK주유소 1호점이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 면적은 2302.1㎡(700여 평)로 지난 2010년 매각을 결정한 이후 공터로 남아있다가 최근에는 모델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
청기와주유소는 상징적 의미가 컸던 것과 달리 수익성이 저조해 SK에너지의 골칫거리였다. 그 까닭에 SK에너지는 지난 2010년 5월 청기와주유소 영업을 마감하고 해당 부지를 매각하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당시 부지를 매입하게 된 곳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다보스홀딩스로 지하 3층, 지상 17층 규모의 관광호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에너지와 계약 후 마포구청에 건축 허가와 관광숙박업 사업계획 승인까지 마쳤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보스홀딩스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계약금 43억 여원 외에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됐다.
이 과정에서 소송전도 겪었다. 다보스홀딩스가 계약 후 1년이 지나도록 잔금을 치르지 않아 SK에너지가 건축인허가 취소 소송을 냈다. 이에 다보스홀딩스는 건축허가 이후 2년 내에만 착공하면 된다는 허가 상 조건을 내세워 계약 취소와 인허가 철회에 동의하지 않았고 소송이 계속됐다.
이후 해를 넘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SK에너지는 재매각 대상을 찾기 위해 노력을 계속했다. 적당한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해 해당 부지에 직접 비즈니스호텔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계열사 SK네트웍스를 통해 특1급 호텔인 쉐라톤그랜드워커힐과 W서울워커힐 호텔을 운영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영위할 여건도 갖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자금력이 든든한 롯데그룹에 청기와주유소 부지를 넘기면서 앓던 이를 뺐다는 평가다. 특히 매각 가격이 630억 원으로 당초 다보스홀딩스에 매각했을 당시보다 높은 편으로 알려져 성공적으로 매각했다는 평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결과상으로 봤을 때 SK에너지가 청기와주유소 부지를 롯데에 매각하게 된 것은 잘 된 일"이라며 "SK가 서울 시내 주유소 자리에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홍대권역의 경우 매각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SK관계자는 "과거 청기와주유소 부지 매각을 놓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자금력이 있고 사업능력이 있는 롯데그룹과 새로 계약을 맺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 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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