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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근화제약 대표 "사명변경 검토…먹튀 아니다" "인수의약품 잠재력 높아, 알보젠 한국시장 안떠나"

장소희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4-02-04 08:17:22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9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보젠의 의약품 권리 인수 적절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근화제약이 사명변경을 검토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2012년 다국적제약사 알보젠에 인수된 뒤에도 근화제약이라는 사명을 유지하고 있던 점이 이번 논란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근화제약은 이번에 인수한 품목들이 알보젠이 가지고 있는 후보물질 중 가장 잠재력이 높은 것들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1년 여 동안 인수 이후 조직 재정비에 힘을 쏟았다면, 올해부터는 이번에 인수한 품목들의 성과가 나올 때까지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명 변경 검토에 이어 근화제약이 알보젠의 아시아 생산기지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28일 서울 여의도 근화제약 본사에서 이주형 대표이사 사장(사진)을 만나 알보젠 '먹튀'논란과 근화제약의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근화제약 이주형 대표
-미국 계열사 알보젠파인브룩의 의약품 2종 양수가격 적절성이 논란이 됐다.

▲이번 의약품 2종 인수는 단순히 라이선싱만 포함하는 딜이 아니다.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과 판매권한 등을 포함한 일체의 권리를 양수하는 개념이다. 이 약품들은 한국시장만 타깃으로 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아시아, 한국 순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 해외시장까지 놓고 봤을 때 500억 원 규모 품목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양수가격은 글로벌 회계법인인 'American Appraisal Taiwan Limited'과 국내 회계법인 '삼정 KPMG'의 평가에 따라 책정됐다. 가격 적절성에 대한 최종 판결은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뤄지면 가능한 부분이다. 현재로선 이 품목들의 성공 가능성이 인수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인수하는 의약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정말 우수한 품목이라면 굳이 근화제약에 모든 권리를 넘겨줬을까 싶기도 한데.

▲우리는 이번에 인수한 품목 2종이 알보젠에서 개발한 최고의 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사실 이 품목 권리 인수를 놓고 우리 외에도 해외사 2곳이 딜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알보젠 본사에서 이들에게 팔지 않았다. 현재 알보젠에게 두번째로 큰 시장이 한국이기 때문에 향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이 품목 권리를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미국시장 매출에 비하면 한국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절반이나 3분의 1 가량에 불과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기반을 닦기 위해서 한국시장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근화제약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포트폴리오가 제네릭에만 치중돼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인수한 퍼스트제네릭(first generic, 특허 만료 의약품을 복제해 만든 것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제품. 미국에서는 6개월간 판매독점권을 가짐)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알보젠이 이번 의약품 양도로 근화제약 인수에 쓰였던 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고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알보젠은 한국시장을 떠나지 않는다. 얼마전 알보젠 CEO 로버트 웨스만에게 재차 확인해 얻은 답이다. 알보젠이 한국시장을 떠날 것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나갈 이유가 전혀 없다. 알보젠은 조 단위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제약회사다. 그런 식으로 사업을 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고 사업하기 힘들 것이다. 알보젠은 한국시장을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알보젠코리아와 근화제약이 각기 다른 법인으로 남아있다는 점이 시장의 오해를 사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알보젠코리아는 지난 2012년 근화제약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인수목적회사(SPC) 개념이다. 인수에 앞서 6개월 간 관련 작업을 수행했고 한국시장에서 따로 영업을 한 적은 없다. 알보젠코리아와 근화제약의 합병 계획은 없다. 화이자, MSD, 릴리 등 대부분의 다국적제약사들도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 알보젠코리아가 근화제약 지분을 인수한 그 시점부터 이미 '근화제약=알보젠'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셈이다. 현재 사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시장의 오해가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사명 변경이 시급할 것 같은데,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나.

▲올해 진지하게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지난 1년 여 동안 정체성이 확립됐지만 사명을 통해 얻는 대외적인 이미지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관련 작업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사명 변경에 따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6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근화제약이라는 이름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단숨에 사명을 변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근화제약의 역사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시장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새로운 사명을 짓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아직 예상치이긴 하지만 지난해 매출이 7~8%가량 성장했다. 덕분에 알보젠 인수 이전인 지난 2012년 적자 상태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인수 이후 조직 통합과 재정비 과정에 보다 초점을 두고 경영했던 것을 감안할 때 꽤 좋은 성적표를 얻은 셈이다. 알보젠의 의지에 따라 생산설비 증설과 업그레이드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만 몇 십 억 단위 자금이 투자됐다. 공장 직원도 30명 정도 신규 채용했고 앞으로도 EU GMP에 맞는 설비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는 인수 첫 해라 사실상 시너지가 많이 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 뽑은 임원진이 자리를 잡았고 조직이 안정을 찾은 시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근화제약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데.

▲우선 올해 9% 매출성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릴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개량신약이 나오기 전인 2017년까지는 일반의약품(OTC)과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혀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당분간 생산공장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 규모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생각이다. 이는 근화제약이 알보젠의 아시아 생산 허브가 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한국에 등록된 알보젠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을 근화제약에서 판매하게 된다. 사업 다각화에 따른 실적 개선은 내년쯤 가시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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