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훼미리마트, 헐값에 BGF 신주 사들였나 [BGF리테일 IPO]주당 11만9293원에 신주 매입…2011년 순이익 고려시 1/2 가격 불과
민경문 기자공개 2014-02-06 15:44:03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4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 BGF리테일이 2대 주주인 일본 훼미리마트를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시장의 이목은 주당 인수가격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신주 발행 물량이 비록 소량에 그쳤지만 BGF리테일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공모가 산정의 바로미터(barometer)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주 배정 대상인 일본 훼미리마트의 보유 지분은 IPO를 통한 구주 매출이 유력시되던 상황이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2012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새로 발행한 주식 수는 13만 2870주다. 당시 발행 주식이 479만 5146주였다는 점에서 신주 발행 비율은 3%정도였던 셈이다. 관심을 모았던 주당 발행가는 11만 9293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를 적용한 유상증자 총액은 158억 원이었다. 증자 이후 일본 훼미리마트의 지분율은 23.4%였던 25%로 높아졌다.
11만 9293원이라는 주당 발행가격이 이사회에서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BGF리테일 및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모두 이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홍석조 회장(34.9%) 일가와 일본 훼미리마트의 주주간 계약을 근거로 내부적인 조율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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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전 발행 주식수(479만 5146주)를 적용할 때 주당 순이익(EPS)은 1만 6141원이다. 여기에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15배만 잡아도 주식 가격은 24만 2120원으로 계산된다. 일본 훼미리마트 입장에서는 절반 이상 할인된 가격에 BGF리테일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2012년 실적을 고려해도 가격이 싸기는 마찬가지다. 2012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45% 급감한 423억 원으로 EPS는 8821원 정도다. 여기에 PER 15배를 곱하면 주가는 13만 2321원 이 된다. 신주 발행가와 비교하면 1만 30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비상장 기업의 주식가치를 산정하는 또다른 방법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BGF리테일의 주식 가치를 산정할 경우에도 결과는 비슷하다. 2010~2012년 3개년도 실적(주당 순이익 기준)을 가중 평균(약 1만 2077원)한 이후 순이익가치 환원율 10%(미래 추정 수익을 주식가치에 반영하기 위한 기획재정부의 고시 이자율)로 나눈 수치는 12만 771원이다. 이 역시 신주 발행가보다는 높다.
BGF리테일은 올들어 5대1의 액면 분할을 실시, 일본 훼미리마트의 신주 가치는 주당 2만 3858원으로 쪼개진다. BGF리테일의 2013년 전체 추정 순이익(600억 원)을 고려해 산정한 공모가격(PER 15배 적용)은 3만 6526원 수준. 만약 이대로 IPO가 이뤄질 경우 일본 훼미리마트는 주당 1만 2000원 이상의 차익(신주 기준)을 거둘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낮은 신주 발행 가격이 결국 홍석조 회장의 주도 하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회장은 자신의 지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본 훼미리마트의 신주 매입을 용인했다. 2012년 브랜드를 'Family mart'에서 'CU'로 변경하고 독자 경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본 훼미리마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20년간 BGF리테일의 성장은 일본 훼미리마트의 실적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해 왔다. 점포수(7932개)는 훼미리마트의 해외 자회사 및 지분법 적용회사 중에서도 가장 많다. 일본 국내(1만245개)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홍 회장의 결별 선언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장 매년 30억 원이 넘는 브랜드 사용료 수입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 훼미리마트의 경우 구주매출을 앞두고 자금 회수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홍 회장에게 신주 가격을 되도록 낮게 해줄 것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BGF리테일의 소액 주주 입장을 고려하면 당시 유상증자가 불공정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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