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안 부결한 신라CC 회원, M&A 선호 이유는? 900억 이상에 매각되면 입회반환금 100% 돌려 받을 수 있어
이동훈 기자공개 2014-02-14 10:59:1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0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컨트리클럽(이하 신라CC)의 회생계획안이 회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부결됐다. 회원들은 입회반환금의 50%를 현금으로 변제받고, 남은 50%는 출자전환해 신라CC 운영사인 삼공개발 지분 51.51%를 획득하는 회생계획안을 거부했다. 3월 2, 3차 관계인 집회가 예정돼 있지만, 신라CC 관리인 측에서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신라CC의 관리인 측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500억 원을 차입하고, 대주주가 1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해 신라CC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600억 원의 자금 중 총 579억 원을 투입해 채무를 상환할 예정이다. 259억 원은 회생담보권, 307억 원은 회원들의 입회반환금을 변제하는 데 쓸 계획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이번 계획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해 회생계획안을 부결시켰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대중제로 전환하게 되면 회원권한을 잃을 뿐만 아니라, 주식으로 출자전환한 자금 회수 역시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골프장업계 관계자들은 신라CC의 회원들의 경우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 골프장의 경우 대규모 선순위 신탁 채권 때문에 M&A를 진행하더라도 변제율이 떨어지지만, 신라CC의 경우 회생담보권이 적고 입회반환금도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매각 시 회원들은 입회반환금을 전액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라CC는 여주에 위치한 27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회생담보권 259억 원, 입회반환금은 614억 원 수준이다. 900억 원 이상의 매각 대금을 챙기게 되면 회생담보권을 변제하더라도 회원들은 입회반환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 골프장 매각 사례를 통해 신라CC의 가치를 추정해보면 9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안성에 위치한 18홀 골프장 골프클럽Q 안성은 730억 원에 매각됐고, 포항에 위치한 18홀 골프장 제니스송라의 매각금액도 630억 원이었다.
신라CC의 경우 2000년대 중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건설된 여타 골프장과 달리, 회생담보권이 적고 입회반환금 변제 부담도 크지 않아 인수 후보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업계에서는 신라CC의 인수경쟁에 불이 붙으면 1000억 원 이상의 매각 대금 유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제2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신라CC는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하게 돼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접근성은 골프장 마케팅의 중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신라CC 측은 M&A를 진행하기보다는 존속형 인가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주주 측이 일부 지분이라도 챙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주주 가치는 0원이 된다. 회생절차 신청 중 M&A를 하게 되면 대주주 측은 한 푼도 챙길 수 없게 된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 가치는 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100% 주식이 48.49%로 줄어들고, 남은 51.51%는 회원들에게 배분된다. 얼핏 보면 주주들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경영상 문제를 야기한 대주주 측에서 절반 정도 자금을 챙겨가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다.
삼공개발의 자본금은 5000만 원이다. 기존 주주들은 5000만 원으로 골프장 지분 48.49%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반해 회원들은 입회반환금 614억 원 중 절반인 307억 원을 출자전환해 51.51%를 확보하는 것이다.
만일 회생절차 완료 후 신라CC를 매각한다고 해도, 당장 M&A를 진행하는 것에 비해 회원들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같은 900억 원이라고 할지라도, 당장 매각하면 회원들은 입회반환금을 전액 반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주주가 48.49%를 확보한 상태에서 매각하게 되면 회원들의 변제율은 76% 수준으로 떨어진다.
매각 금액으로 900억 원이 들어와도 채무 변제를 위해 차입한 자금 600억 원을 먼저 상환하고, 남은 자금을 절반 정도로 나눠야 한다. 회원들은 617억 원의 입회반환금 채무 중 467억 원 정도만 받을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라CC의 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신라CC는 지난해 4월 회원들의 입회반환금을 갚지 못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하지만 삼공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파주컨트리클럽 지분 17.8%(120억 원)와 강진골프장 부지(140억 원) 등의 자산을 처분하거나 유동화하면 충분히 일정 수준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라CC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배경에 신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라CC의 주요주주는 신라저축은행 홍준기 회장과 홍석융 전무 등 홍 회장의 친인척들로, 신라CC의 회생절차 신청일은 신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당하던 시점과 겹쳐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