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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사태 여파, 상법상 유동화 위축 현실로? 공론화 후 ABCP 발행량 급감…증권사 영업도 침체 전망

황철 기자공개 2014-02-21 14:15:2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8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ENS 사기대출 사건의 여파가 자산유동화 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건이 드러난 직후 상법상 유동화증권을 중심으로 발행량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유동화시장의 한축을 담당하던 매출채권 유동화는 차환 발행을 제외하고 종적을 감췄다.

매출채권 유동화는 회사채와 함께 기업 시장성조달의 중요한 통로가 돼 왔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중견기업의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의 유동화 영업 역시 냉각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위험 관리 강화 등 유동화시장 정상화를 이끌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유동화증권에 대한 공시 강화 등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 정기예금 ABCP 외 신규 발행 급감

KT ENS 관련 대출사기 사건이 드러난 시점을 즈음해 상법상 유동화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초대형 정기예금 ABCP를 제외하면 신규 발행이 뚝 끊겼다. 재발행에 나서지 않고 상환한 경우가 금액 기준 1조 원에 육박했다. 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 시장 역시 건설사 PF 대출 외에는 편입자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사건의 발단이기도 한 매출채권 유동화는 몇 건의 차환 발행 외에 실종되다시피 했다.

2월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누적 발행량은 3조223억 원(2월1일~14일)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만기도래 규모 2조 2278억 원보다 7945억 원 많은 순발행을 나타냈다. 지난해 기업어음 규제 이후 주간 평균 발행량이 1조 원~2조 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위축을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간 기준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게 한 것은 초대형 정기예금 유동화의 힘일 뿐이다. 2월 정기예금 유동화 규모는 1조 6307억 원에 달했다. 전체 물량의 절반이 넘는다. 이를 제외하면 주당 5000억~8000억원 선으로 평주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동화증권

특히 KT ENS 관련 사기대출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직후에는 ABCP 발행 시장의 침체가 더욱 확연해졌다. 6일 금감원은 저축은행 검사 과정에서 이번 사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월 2주차(2월10일~14일) 발행량 1조 5447억 원 중 정기예금 ABCP를 제외한 물량은 5806억 원어치에 그쳤다. 만기도래액 1조2426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ABSTB 발행량 5741억 원을 합해도 만기도래액을 넘어서지 못한 실질적 순상환이었다.

KT ENS 사태를 계기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매출채권 유동화는 신규 발행물이 뚝 끊겼다. 지난 주 매출채권 유동화 규모는 988억 원으로 평주 2000억~3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마저도 모두 차환 물량으로 신규 발행은 전무했다.

◇ 기업자금조달 위축 VS 시장 정화 계기

시장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매출채권 유동화의 경우 강도높은 신용보강이 들어가지 않는 한 앞으로 신규 발행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환 발행 때도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유동화 영업의 당사자인 증권사들이 지급보증이나 매입확약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는 오히려 줄었다. KT ENS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유동화 신용보강을 문제로 삼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자체적으로도 유동화 지급보증에 대한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남을 일이 터졌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KT ENS 관련 유동화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증권업계 유동화 영업의 위축이 불가피해졌다"라며 "매출채권 유동화는 신규 발행을 재개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중견기업의 조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일을 구조화 시장의 리스크를 인식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시장 정상화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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